오리온 중국 랑팡스낵공장 가보니

김창우 2013. 11. 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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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품질관리로 중국인 입맛 사로잡아

8일 베이징 조양구에 자리 잡은 대형마트 징커룽(京客隆)의 식품 매장에서 쇼핑객들이 하오리유(好麗友) 파이 등 오리온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베이징(北京) 공항에서 남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달려 허베이(河北)성에 접어들면 바로 랑팡(廊坊) 지역이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베이징과는 달리 20~30년 전 우리의 시골이 연상될 만큼 한가한 풍경이다. 하지만 왕복 2차로 도로를 10여 분 더 달려 도착한 오리온 랑팡스낵공장(OSC)은 여느 선진국의 연구소만큼이나 깔끔한 모습이었다.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해 두 겹의 모자에 마스크·가운·덧신을 착용한 뒤 알코올 소독과 에어샤워를 거쳐야 했다. 2006년 가동에 들어간 OSC는 오감자·고래밥 등을 주로 만든다. 초코파이는 인근의 OFC(1997년 설립)에서 생산한다.

 7일 방문한 OSC에서 만난 안계형 공장장은 "정(情) 대신 인(仁)을 앞세운 초코파이의 사례 등을 통해 현지화 마케팅이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오리온 성공의 토대는 철저한 품질관리"라고 말했다. 그는 "월 230만 박스의 각종 스낵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감자만 연간 3만5000t"이라며 "품질 좋은 밀가루와 감자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 전역을 뒤지고, 원료에서 제조·포장 단계까지 사람과 기계로 불량품을 이중 점검하는 노력 끝에 좋은 품질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지 공장을 짓기 전인 95년 중국 남부 지역에서 판매한 초코파이 일부가 유난히 더운 날씨로 녹아버리는 문제가 생겼을 때 10만 개를 모두 회수해 소각할 정도로 품질 관리에 힘을 쏟았다. 덕분에 지난해에만 중국의 초코파이 매출은 1200억원에 달했다. 개수로는 6억 개 이상 판매된 셈이다.

 오리온의 중국 매출은 최근 5년간 연 평균 48%씩 성장하며 2011년 7000억원, 지난해 1조원을 넘어 올해 1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매출 1000억원을 넘는 제품이 초코파이뿐 아니라 자일리톨껌·오감자·예감·고래밥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내년에는 초코송이·스윙칩도 1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마케팅을 총괄하는 김상윤 총감은 "현재 가동 중인 랑팡 공장 2곳과 상하이·광저우 공장 외에 내년에는 선양 공장도 완공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쓰촨 등 서부 지역에도 공장을 세울 예정"이라며 "2015년에는 중국 내 매출 1조80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품질과 함께 현지화가 고속성장을 이끌었다. 담철곤 회장은 중국 진출 초기부터 '친구가 잘되는 것을 좋아한다'는 뜻의 한시 구절인 '송무백열(松茂柏悅)'을 인용하면서 마케팅·영업·인사 등 모든 분야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주문했다. 실제로 800명의 현지 직원이 24시간 2교대로 근무하는 OSC에서 한국 직원은 안 공장장을 포함해 3명이고, 1100명이 근무하는 OFC는 단 2명이다. 김수걸 인사행정 총감은 "한국 직원들의 중국 체류 기간은 평균 10년이 넘는다"며 "주재원들은 모두 이곳에서 회사 생활을 마친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제품은 아예 한국색을 뺐다. 회사 이름인 오리온은 하오리유(好麗友)로, 고래밥은 하오둬위(好多魚), 오! 감자는 야투더우( < 5440 > !土豆)다. 하오둬위는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국내와는 달리 바삭한 튀김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감자를 주원료로 한다. 토마토·해조류·BBQ 맛도 현지에 맞춰 개발했다. 해양 원정에 나섰던 정화(鄭和)를 모델로 바다의 모험을 재미있게 표현한 광고를 방영해 중국인들의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비스킷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실제로 8일 방문한 베이징 조양구의 대형마트 징커룽(京客隆)의 식품 매장에서 오리온이 새로 출시한 고소미를 살펴보던 30대 여성에게 "한국 제품이 어떠냐"고 묻자 "중국 업체 아니었느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징커룽과 까르푸에서는 오리온 제품들이 미국 펩시, 대만계인 캉스푸(康 < 5E08 > 傅), 스위스 네슬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오리온은 2010년 펩시를 제치고 글로벌 제과업체 가운데 2위에 올랐다.

베이징 글·사진=김창우 기자 < kcwssskjoongang.co.kr >

김창우 기자 kcwsssk@joongang.co.kr

▶김창우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kcwss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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