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안아보세요, 느낌 오니까"

2013. 10. 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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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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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악기 전문 판매상들이 밀집되어 있다.

ⓒ 김동환

"악기는 직접 소리를 듣고 사는 게 좋지요. 그게 가장 기본이거든요."

8일 오전 서울 종로 낙원상가. 악기상을 운영하는 신동현(가명)씨는 선반에서 꺼낸 두 대의 기타를 번갈아 연주했다. 한 대에서는 웅장한 저음이, 다른 한 대에서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저음이 났다.

앞서 연주한 기타는 80만 원대에 판매되는 '피어리스'의 올솔리드 기타 'Pd65', 후자는 Wildwood의 10만 원대 보급형 기타 'Brown D'였다. 겉으로 볼 땐 둘 다 나무로 만든 기타라는 점 말고는 알수 있는 게 없었지만 두 기타의 소리는 확연히 달랐다. 신씨는 "기타를 살 때는 쳐 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소리를 고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기타 구입 땐 최소한 저음 갖춘 탑솔리드급으로"

가을은 기타 선율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계절로 꼽힌다. 연주법이 비교적 배우기 쉽고 나들이, 캠핑 등 가을 야외활동에 가지고 다니기 편해 계절을 이용한 마케팅도 활발한 편. 그러나 자신에게 맞는 기타를 고르지 않으면 충동구매로 이어지기 쉽다.

기타 구매 시 고려해야 할 것은 소리, 울림통 크기, 기타 '넥' 모양 등이다. 판매경력이 긴 낙원상가 악기상들은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소리를 꼽았다. 나무 악기인만큼 어떤 목재를 쓰느냐에 따라서 소리와 가격대가 크게 갈린다는 것이다.

합판으로 만들어진 보급형 기타는 저음이 취약한 게 특징이다. 반면 단일 판재로 만들어진 목재가 포함된 '탑솔리드', '올솔리드' 기타는 합판 재질의 기타에 비해 저음이 풍부하고 쓰면 쓸수록 음색이 깊어진다. 전자는 울림통 전판만 단일 판재로 만들어진 기타, 후자는 울림통 전체가 단일 판재로 만들어진 기타를 말한다.

가격은 합판 소재의 기타가 가장 저렴하고 올솔리드 기타가 가장 높다. 저렴한 합판 기타는 10만 원 이하도 있는 반면 마틴, 테일러 등 외국 유명 브랜드의 올솔리드 모델은 수백 만 원을 호가한다. 음질과 가격 면에서 절충선으로 꼽히는 탑솔리드 기타는 20만~30만 원 사이에서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한 제품을 구할 수 있다.

이곳에서 ㅇ악기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헌(가명)씨는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손님이 오면 먼저 원하는 가격대를 묻고 그에 맞는 악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합판 기타를 고를 경우 오래 쓰기 어렵다는 충고는 한다"고 덧붙였다.

20년 이상 기타를 취급해온 신동현씨는 "합판 기타는 디자인이 화려해서 눈을 끌지만 저음이 적고 고음 소리가 쨍쨍거리기 때문에 기타 연주를 하다가 소리에 질리기 쉽다"면서 "실제로 합판기타를 사 간 손님들이 몇 달 있다가 솔리드 기타를 사러 오는 경우가 제법 있다"고 말했다. "친한 손님 소개로 온 분들께는 무조건 탑솔리드 이상을 권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직접 쳐보고 몸에 맞는 걸로 고르세요"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울림통의 크기다. 통기타의 경우 울림통이 클수록 소리의 울림이 크고 저음역대가 강조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품에 안고 팔을 이용해 연주하는 악기이기 때문에 편안한 연주를 위해서는 자신의 몸에 맞는 기타를 골라야 한다.

대중적으로 쓰이는 크기는 드레드넛(Dreadnought)과 오케스트라형 바디(Orchestra, 일명 'OM바디') 두 종류다. 드레드넛 바디는 가장 대중적인 규격으로 고음역대와 저음역대의 균형이 잡혀있어 스트럼 연주(현을 후려치는 방식의 연주법)에 잘 어울리며 일반적인 성인 체형에 적합하다.

피어리스의 올솔리드 드레드넛 PD-65(뒤)와 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OM바디 모델 PGA-65(앞). 모든 모델이 이런 식으로 OM바디 버전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구가 작은 소비자는 구매에 앞서 미리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 김동환

OM바디는 드레드넛에 비해 울림통이 작고 허리 부분이 잘록하게 들어가 있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체구가 작은 여성들이나 청소년들이 사용한다. 비교적 울림이 약하지만 탄현시 명료한 소리를 내기 때문에 핑거링 연주(현을 손가락으로 뜯는 연주법)에 유리한 특징이 있다.

연주하는 음악에 따라 기타 모양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울림통 한쪽 부분이 움푹 꺼진 형태의 컷어웨이 바디는 본래 기타 지판의 하이포지션(높은 음을 연주하는 부분) 연주를 쉽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악기점을 운영하는 김도연(가명)씨는 "컷어웨이 바디는 지판을 좀 더 넓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그냥 놓고 봤을 때 예뻐보이는 측면도 있어서 처음 오는 소비자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울림통 규격이 대략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기타마다 안아봤을 때 느낌이 다르다"면서 "인터넷으로 구매를 하더라도 기타를 고를 때는 악기점 같은 곳에서 직접 연주를 해 보고 고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손가락 아프다면 아연 함량 높은 기타줄로

기타 넥 역시 기타 구매 전 꼭 연주를 해봐야 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제조사마다 외관상 큰 차이가 있지는 않지만 직접 쥐었을 때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판 뒷부분 나무의 모양새에 따라 'C자 형', 'V자 형', 'U자 형' 넥으로 구분한다. 모양에 따른 용도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는 않지만 코드 연주를 주로 하는 손이 큰 사람의 경우 U자 형 넥이 유리하다.

지판 부분도 제조사마다 차이가 크다. 신동현씨는 "상현주의 높이를 조절해 지판과 현의 간격을 정하는 기술 같은 건 단기간에 최적화 되기가 어렵다"면서 "이런 부분에서 몇 십년 동안 기타를 만들어 온 콜트나 피어리스 같은 회사들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자신에게 알맞는 기타를 구입했다면 그에 맞는 적당한 기타줄도 선택해 볼 수 있다. 연주용 기타줄은 거의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데 손 끝 통증 때문에 기타를 오랫동안 치기 어렵다면 아연 함량이 높은 줄을 쓰는 게 좋다.

컷어웨이 바디. 사진에서 손가락으로 짚은 부분이 기타의 높은 음역대인데 컷어웨이 기타는 이 부분의 연주가 용이한 특징이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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