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우롱하는 나이키 A/S정책.. 보증기간 지나면 유상수리도 거부

2013. 10. 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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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규정 따른다" 말만 되풀이… 아디다스·뉴발란스 등 수입 운동화 브랜드 대부분 비슷

[쿠키 생활] #직장인 김씨는 부산 출장 중 나이키 매장을 지나다 아들이 몇 날 며칠 조르던 나이키 에어맥스90 신발을 구입했다. 서울로 돌아온 뒤 아들에게 선물, 기뻐하는 모습에 김씨도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에어솔 옆 부분에 균열 흔적이 보이더니 공기가 새기 시작했다. 집 근처의 매장을 방문해 A/S를 요청했지만 신발을 구입한 매장이 아니라면 A/S 접수조차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학생 B씨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나이키 러닝화인 프리런 신제품을 구입했다. 한 달 뒤 있을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큰 맘 먹고 구입해 동네 공원을 달렸다. 3일이나 신었을까. 왼쪽 신발 뒷부분이 브이자 모양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자꾸 벗겨졌다. 제품 하자라고 생각해 A/S를 요청했지만 B씨의 착화 습관에 문제가 있을 뿐 신발은 정상이기 때문에 A/S 해줄 수 없고, 러닝화 제품임에도 "제품을 신고 과격한 운동은 삼가라"는 답변만 들었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제품 수선 정책과 과정에 대해 소비자의 원성이 자자하다. 제품을 실제 구입한 매장이 아니면 A/S 접수조차 되지 않거나 무상 수리가 아닌 유상 수리를 원해도 제품 보증기간이 지나면 수리조차 받을 수 없다. 또 본사 심의 과정만 열흘 이상 걸리는 데다 심의 이후에도 소비자의 반복 착화와 개인 습관에 의한 파손이라는 답변만 일괄적으로 제시하는 등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제품을 산지 1년이 지나면 제품 보증기간이 만료돼 유상 수리를 원한다 해도 A/S 불가 판정이 내려지는 등의 배짱까지 부리고 있다. 이 같은 A/S 정책은 아디다스나 뉴발란스 등 수입 운동화 브랜드 모두 비슷하다.

국내 운동화 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수입 브랜드가 70% 이상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신발 수선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아지는 원성에 반해 본사의 규정을 따르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제품 수선 결정과 과정은 본사에서 담당하고 있고 본사 규정 내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운동화는 신을수록 닳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을 보증기간으로 정해놓아야 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수리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나이키 관계자는 "신발뿐만 아니라 의류, 가방 등 제품 구입 시 주의사항에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세탁법과 소재 설명을 써놓았고, 제품은 적정한 검사를 거쳐 출고된다"며 "A/S는 내부 규정에 따라 진행되고 만약 소비자가 회사 측의 A/S 판정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면 제3의 단체나 기관을 통해 재심의를 받아 하자를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 운동화는 하자를 인정하거나 수선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불편과 불만이 계속되고 있지만 수 십 년째 관행을 고치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는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모든 측면에서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구매하기보다 운동화의 사용목적과 조건 등을 감안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