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대책 이후 '싼 곳은 통하네' ..전세서 매매 전환 늘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정부의 8ㆍ28 전월세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호전되고 있다. 취득세율 영구 인하와 장기 모기지 공급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이 주택 매매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특히 취득세율 인하와 장기 저리의 모기지 확대로 자금 부담이 적은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실제 정부 발표 전후로 중개사무소에 전세를 매매로 바꿔 알아봐 달라는 문의가 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저평가 받아왔던 서울 서남권과 중소형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북권,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호가가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거래현황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신고일 기준)가 가장 많은 지역은 동작(38건), 노원(28건), 구로(26건), 강서ㆍ도봉(21건), 성북(18건)구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군부대 이전부지 개발 호재로 관심을 받고 있는 금천구 역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금천구 독산동 W공인은 "구로ㆍ가산디지털 단지가 가까워 실수요가 꾸준한 지역이지만, 지난 주 대책 이후로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대책과 더불어 최근 박원순 시장의 적극적인 서남권 개발 지원 약속까지 겹쳐 아파트 매매에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현대는 전용 58㎡가 전주 보다 1000만원 올라 2억2000만~2억4000만원 선이다. 독산동 신도브래뉴도 전용 79㎡의 경우 1500만원이 상승해 3억3000만~3억7500만원 선이다.
구로구 역시 구 영등포 교도소 부지 복합단지 개발 호재로 주목을 받았다. 구로동 신도림태영타운 전용 84㎡ 매매가격은 4억3000만원~4억8000만원 선이었으나, 호가가 5억까지 올랐다.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도 호가가 오르는 모습이다. 급매물이 빠지면서 전주 보다 500만~1000만원 가량이 상승했다. 노원구는 학군 수요로 전셋값이 많이 올랐고, 리모델링 수직 증측 기대감도 높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벽산 전용 59㎡의 경우 전주 보다 1000만원 가량 올라 2억3000만~2억6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왔다. 중계동 중계그린 전용 59㎡의 경우도 500만원 오른 2억5000만~2억8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왔다.
매수 문의가 늘자, 집주인들도 차츰 매물을 걷어들이고 있다.
서울 성동구 B공인은 "매매가 급하지 않은 집주인들은 대책 전후로 시장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매도를 보류한 경우도 생겼다"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높은 수도권 지역의 중소형 아파트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전셋값과 매매가 차이가 많지 않다 보니 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매수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전세가율이 높은 의왕(72.5%), 하남(69.7%), 군포(69.4%), 수원(68%) 등이 대표적이다.
포일동 E공인은 "전세를 살려는 사람들이 조금씩 매매를 하면 어떨까 하는 문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의왕시 포일동 한일나래의 경우 전용 84㎡ 매매가는 2억5000만~2억9000만원 선으로 전세가율이 87% 선이다. 전세가격이 2억2000만~2억5000만원 선으로 전세가격에 3000만~4000만원만 보태면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수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많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현대아파트도 전용 50㎡ 매매가격이 1억5000만~1억7000만원 선에 형성됐다. 급매물이 빠져 500만원 가량 올랐다. 전세가는 1억2000만~1억4000만원 선으로 전세가율이 81%에 달한다.
천천동 H공인은 "예전보다는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드니 매수에 관심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권은 재건축단지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이번 대책 혜택에서는 비켜갔지만 8.28대책 기대감과 함께 재건축 추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개포주공 1, 2단지, 잠실동 주공5단지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미분양 아파트도 8.28대책 이후 문의가 급증하는 등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두산건설이 고양시 탄현동에 분양중인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신나는 전세?!'제도 혜택 확대로 주목을 받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8.28대책과 함께 전용 95㎡ 주택형이 추가돼 문의가 늘고 있다"며 "전용 95㎡ 의 경우 최소 1억2000만원만 납부하고 3년간 살아 본 뒤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이 분양중인 '김포한강 래미안2차'도 대책 발표 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대책 이후 문의가 늘었다"며 "전세수요가 매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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