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단 3건 뿐..
시행 1주일 지났지만 주인들 "은행 가기 귀찮다"
"세제혜택 등 줘야 활성화"
정부가 시중은행을 통해 내놓은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Ⅱ형'이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다. 지난 23일 출시 이후 30일로 1주일이 지났지만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농협 등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시중은행을 통틀어 판매 건수는 3건에 불과하다.
집주인이 전세 계약을 맺을 때 세들어 사는 사람의 보증금을 은행에 반환한다는 특약을 맺는 것에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6개 은행 통틀어 3건 계약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Ⅱ형'은 은행이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갖는 대신 전세 대출금의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늘린 점이 특징이다. 전세보증금이 3억원 이하(지방은 2억원 이하)인 임대차 계약이 해당되며 최대 2억66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 3.4~4.95% 수준이다.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면서 무주택 가구주가 대출 대상이다.
정부는 세입자가 전세자금을 저리에 더 많이 빌릴 수 있도록 상품을 고안했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지난 1주일 동안 우리 신한 국민 등 3개 은행이 1건씩 총 3건의 대출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잔액도 1억80만원에 불과하다. 하나 농협 기업 등 나머지 3개 은행은 아직까지 한 건의 실적도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이기 때문에 1주일간의 실적만으로 성패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집주인이 세입자를 위해 은행까지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쉽게 활성화될 것으로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슈퍼 갑' 집주인 쉽게 안 움직여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Ⅱ형'이 앞으로 인기를 얻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세입자가 돈을 빌리려면 집주인과 함께 은행에 와서 대출계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세입자가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은행에 양도한다는 특약을 맺어야 하는데 집주인의 허락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세 물량이 모자라면서 '슈퍼 갑'이 된 집주인이 굳이 은행에 와서 대출계약서에 서명을 하면서까지 세입자를 들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부동산 팀장은 "집주인에게 세제 혜택 등의 유인 동기를 부여해야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대상이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부부 합산 연소득 5000만원까지는 금리가 연 3% 초반인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선보일 예정인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의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Ⅰ형'은 벌써부터 실효성이 아예 없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 대출은 주택 소유자가 전세보증금에 해당하는 돈을 본인 명의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대신 세입자는 대출 이자를 집주인에게 납부, 집주인은 소득세 면제 및 소득공제 등의 세제 지원을 받는 식이다.
박신영/장창민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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