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의 서' 결말은 아쉬웠지만, 최강치는 남았다

2013. 6. 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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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권진경 기자]

지난 25일 종영한 MBC < 구가의서 >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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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24부로 막 내린 MBC < 구가의서 > 마지막회는 기존 드라마를 뛰어넘는 새로운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아쉬운 결말로 기억될 것 같다.

안타깝게도 조관웅(이성재 분) 부하가 쏜 총에 맞은 이는 담여울(수지 분)이었다. 애초 조관웅이 죽이려고 했던 이는 이순신(유동근 분)이 아니라, 최강치(이승기 분)였다. 사실 반인반수로 마음만 먹으면 수천명의 장정도 쓰러트릴 수 있는 최강치의 존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악마하고도 손잡는 조관웅으로서는 걸림돌일터. 하지만 조관웅 부하가 쏜 총알은 강치가 아닌 여울에게 향했다.

이후 최강치와 담평준(조성하 분), 박태서(유연석 분), 곤(성준 분)이 힘을 합해 조관웅을 잡아들였지만 끝내 여울은 시청자의 기대와는 달리 강치의 품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 그리고 뱀파이어처럼 죽지 않는 불사신 강치는 422년 만에, 2013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여자경찰로 환생한 여울과 재회하게 된다.

조선시대에는 이루지 못한 사랑이 2013년 대한민국에서 이뤄지는 설정은 신선했다. 하지만 지난 23회에 이어, 24회의 < 구가의서 > 는 그간 하고 싶었던 말을 제대로 끝내지도, 전달하지 못하는 완성도 낮은 결말을 보여주었다.

지난 25일 종영한 MBC 드라마 < 구가의서 > 한 장면

ⓒ MBC

만약 < 구가의서 > 제작진이 2013년 대한민국 서울에서의 강치와 여울의 재회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최소한 그 이전에 탄탄하고도 인상 깊은 이별 장면을 남겼어야 한다. 하지만 그간 벌여놓은 것조차 제대로 수습 못했던 < 구가의서 > 에서 종영을 고작 10여 분 남기고 등장한 2013년 대한민국 서울은 힘겹게 쌓아올린 극의 여운마저 저해하는 뜬금없는 반전에 불과해 보인다.

23회가 다소 아쉽게 흘러간 만큼, 마지막 결말에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랐다. 그러나 가장 애틋하게 느껴져야 할 강치와 여울의 이별 장면에서도 감정 이입할 시간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 구가의서 > 24회의 폭풍 전개는 그동안 < 구가의서 > 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역시나 이 결말을 앞두고 갑자기 맥 빠진 드라마를 살리는 것은 배우 이승기의 몫이었다. 가장 숭고하고도 슬퍼야 할 담여울의 죽음마저도 가벼운 에피소드마냥 터치해버리는 전개 속에도 최강치는 사뭇 진지했고, 끝까지 최강치 그 자체에 몰입하고 있는 이승기의 열정이 보였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담여울이 총을 맞고, 애써 분노를 삼키는 최강치의 모습이었다. 총에 맞아 쓰러진 담여울을 품에 안고 최강치는 단 몇 방울의 눈물을 떨어트린다. 감정이 과잉되지 않으면서도, 소중한 연인을 잃은 남자의 아픔을 이승기는 그렇게 몇 방울의 눈물과 분노에 찬 표정만으로 말하고 있었다.

비록 < 구가의서 > 는 아쉽게도 초중반 신선했던 완성도와 달리, 아름다운 마무리를 거두지 못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최강치로 남았던 이승기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가수에서 MC로. 이제는 배우로 입지를 굳힌 이승기의 행보가 기대되는 바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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