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청년 여름수련회] 뜨겁게, 하나님을 만난다

2013. 6. 21. 17: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천막을 쳐놓고 밤늦게까지 하나님께 다가가기 위해 몸부림치며 기도했던 그 뜨거웠던 여름. 1966년 여름 한국대학생선교회(한국CCC)의 입석수련회에선 350명의 순장(소그룹 리더)들이 믿음이 없는 친구 300명을 데려와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하나님을 영접하게 했다. 60∼70년대 여름 수련회에서 믿음의 초석을 다진 청년들은 이후 교계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하나님 나라를 넓히는 데 큰 몫을 했다. 고(故)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와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도 입석수련회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인했다. 방학 때 어학연수, 인턴활동 등 스펙 쌓기에 집중하는 '요즘 대학생'에게 여름 수련회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여름 수련회의 추억을 간직한 믿음의 선배들은 하나님과 함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취업 준비와 바꿔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이들은 평생 주 안에서 살 수 있는 은혜로운 계기를 놓치지 말라고 간절히 권면한다. 하나님과 첫사랑이 시작된 여름 수련회 가정문화원 김영숙(69) 원장은 64년 무거운 사회 분위기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전설의 입석수련회'에 참여했다. 6·3사태 이후 캠퍼스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던 대학 2학년 시절 '생명의 잔치에의 초대'라는 초청 문구에 이끌린 것. 미션스쿨을 나왔지만 확실한 믿음이 없던 때였다. 수련회장 근처의 들꽃을 보며 감상에 젖었던 김 원장은 곧 기도 열기에 압도됐다. "얼마나 진지하고 열심히 기도하던지…. 그런 분위기일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수많은 남학생들이 황소처럼 울며 기도하면서 주님 앞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목격했죠. 그 틈에서 갑자기 저는 왈칵 눈물을 쏟았습니다." 한국CCC를 설립한 고(故) 김준곤 목사는 당시 김 원장에게 다가와 다른 설명 없이 "기도하십시오"라고 권면했다. 김 원장은 "목사님께서 제가 우는 모습을 보셨는지 저를 불러 기도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가정 사역뿐 아니라 30년째 재소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는 김 원장은 이날을 "주님과 첫사랑이 시작된 인생의 터닝 포인트(전환점)"라고 했다.

찬양 사역자 송정미(46)씨는 여름 선교대회를 통해 '음악 선교' 비전을 세웠다. 서울의 한 대학 성악과에 다니던 88년, 90년 그는 1, 2회 선교한국대회에 참여한 뒤 노래로 선교하라는 소명을 받았다고 했다. "선교대회 전 준비하던 CCM 앨범의 성격을 완전히 뒤집고 다시 작업을 했어요. 평범한 CCM이 아니라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선교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노래로 앨범을 채우기로 했죠. 91년에 나온 1집 앨범 '잃어버린 영혼을 향하여'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송씨는 당시 선교대회를 계기로 직접 현지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이슬람권 등지까지 자신의 노래가 퍼져나가기를 기도하며 찬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찬양 사역자로서 비전을 세운 여름 선교대회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했다. 그 뜨거운 기억으로 전하는 하나님 말씀 청년들이 단기간 효과적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여름 수련회다.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인 만큼 수련회를 통해 마음속 깊이 복음이 새겨질 수 있다. 생전에 하 목사는 자신이 참여했던 66년 한국CCC의 입석수련회를 떠올리며 "예수님을 정신없이 좋아했어요. 목이 쉬도록 찬송하고 울면서 기도했어요. 밤새워 성경을 읽었습니다. 지금 외우고 있는 성경 구절은 거의 그때 외운 것"이라고 말했다. 초교파 국제 선교단체인 WEC한국본부장 박경남(45) 선교사는 여름 수련회를 '꿈 토론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의과대학 재학 시절 의사 및 예비 의료인의 선교단체인 한국누가회에서 활동했다. 박 선교사는 수련회에서 "40대가 되더라도 기도하며 하나님께 헌신하는 삶을 살자"고 기도했다. 또 기독세계관에 대한 강의를 들은 뒤 단지 구원을 받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복음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박 선교사는 "한번 다녀오는 수련회가 아니었다"며 "지금까지 교류하는 믿음의 동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캠퍼스 선교단체인 한국기독학생회(IVF) 김종호(46) 대표는 88년 선교한국대회에서 선교 비전을 세웠다. "수련회에 참여하면서 구원의 확신부터 선교에 대한 헌신까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러 선교사님 경험을 통해 처음으로 선교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수련회에서 원주민이 쏜 새총에 맞아 눈을 다친 선교사 자녀 등 험난한 사역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선교에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후 남미 등지로 단기선교를 다녀와 선교동원 사역 등을 맡았다. 그는 "선교사분들의 그 힘든 사역 너머로 하나님 은혜를 느꼈던 것 같다"며 "앞뒤 가리지 않고 마음을 열 수 있는 순수한 청년 시절 수련회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21일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goodnews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