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발 '디폴트' 위기>계약서상 1차부도.. 최종부도 처리땐 5兆 허공으로
30조 원 규모의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인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13일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로 파산 절차를 밟을 처지에 놓여 큰 파장이 우려된다.
용산개발 이자납입 마감시한을 13일 오전 9시에서 낮 12시까지 연장키로 했지만 최종 디폴트가 될 경우 30개 출자사들의 손실과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손해가 불가피해 용산개발 사업 관계자들은 앞으로 법정으로 무대를 옮겨 다툼을 벌일 공산이 커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개발 사업은 디폴트를 선언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가거나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바로 파산하지 않고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도 있다"며 "청산가치보다 계속 사업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유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6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만기 연장 이전에 이자를 내면 최종 부도를 면하게 되지만 계약서상으로는 13일 오전 9시까지 이자납입을 못해 디폴트 상황에 빠진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오는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 원짜리 ABCP를 만기일에 다시 연장(차환 발행)하려면 3개월 전에 차환 발행에 따른 이자를 내야 한다"며 "이자납입 만기가 이날 오전 9시인데 이자를 못 냈기 때문에 일단 계약서상 1차 부도가 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6월이 ABCP 만기이기 때문에 최종 부도가 난 것은 아니다"며 "6월 이전에 이자를 내면 사실상 차환 발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용산사업은 한국투자증권 등 ABCP 소유 채권자와 용산역세권개발이 협의를 해 이자납입 시기를 늦추면 최종 부도를 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용산사업이 최종 부도 처리되면 자본금, 토지 반환 채권, 랜드마크 빌딩 계약금 등 총 5조 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 프로젝트는 최대 소송전이 될 전망이다. 소송 규모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시행사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PFV) 자본금 1조 원의 2배가량인 2조 원 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민간 출자사들은 드림허브 납입자본금 1조 원 가운데 코레일 자본금을 제외한 7000억 원이 넘는 자본금 반환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된 서부이촌동 주민 2300여 가구도 본격 집단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개발업계는 용산사업 파산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개발 대안을 찾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개발전문가는 "공기업인 코레일이 관여한 사업이 최종 디폴트를 맞으면 국가 대내외 신인도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침체된 경기 진작 차원에서라도 조속히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김충남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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