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로 바뀐 투표소, "우리동네 이런 곳도 있었어?"

2012. 12. 1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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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성낙선 기자]

해가 뜨기 전 춘천시 효자1동 제1투표소 입구,

ⓒ 성낙선

여기는 강원도 춘천시 효자1동 제1투표소. 오전 6시 30분경. 아침 기온이 영하 11도로 내려간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하나둘씩 투표소로 나오고 있다.

한 마을 주민의 말에 따르면, 이 이른 아침에 투표를 하려 나오는 사람들은 투표를 끝내고 바로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이다. 나이가 들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해가 뜬 뒤, 가족과 함께 투표소로 나온다.

효자1동은 연수가 오래돼 낡은 주택이 많은 동네다. 그만큼 주민들의 연령층도 높은 편이라, 이 이른 아침에 투표를 하러 나오는 주민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춘천시 효자1동 투표소 내부.

ⓒ 성낙선

효자1동 제1투표소에서는 다른 투표소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투표소로 들어서는 건물 로비에서 효자1동 마을 풍경을 담은 사진과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회 명칭은 '효자골 낭만골목 풍경전'이다. 사진은 주로 낭만골목의 풍경을 담고 있다.

낭만골목은 지난 9월 이전만 해도 춘천 어디에서나 볼 수 없는 골목이었다. 그런데 지난 9월에 주택가 골목 여기저기 서 있는 벽과 축대에 알록달록 다채로운 문양의 벽화가 그려지고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해서 만든 조형물들이 세워지면서 이름 그대로 꽤 낭만적인 골목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춘천시 효자1동 투표소. '효자골 낭만골목 풍경전' 작품.

ⓒ 성낙선

투표를 마치고 나와 전시 작품들을 구경하는 주민들도 꽤 있다. 효자동에서 40년을 넘게 살았다는 한 주민은 전시 작품을 보고 "여기가 우리 동네"라며 반가워했다. 그리고 사진으로 찍힌 낭만골목을 보며 "좋다, 아름답다"고 감탄사를 터트렸다.

얼마 전까지 수도권에 살다 이사를 온 한 주민은 "우리 동네에 이런 곳도 있었냐"며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작품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진 속 풍경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있다.

춘천시 효자1동 투표소. 로비에 전시중인 작품을 구경하고 있는 한 주민.

ⓒ 성낙선

이 전시회는 효자1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의 주도로 열리게 됐다. 전시회를 열게 된 의도는 '투표를 하러 나온 주민들이 작품을 보고 마을 이야기를 하며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투표소를 전시회장으로 변신시킨 열정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해가 뜨기 시작하면서 투표를 하러 나오는 주민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젊은이들이 투표소 입구에 서서 인증샷을 찍는 광경도 종종 목격된다. 투표가 점점 더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시각 오전 8시 30분경,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춘천시 효자1동 투표소. '효자골 낭만골목 풍경전' 전시장에서 나눠주는 낭만골목 안내지도와 엽서.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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