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미니전원주택 붐..캥거루하우스·카라반캠핑카 인기

2012. 12. 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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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을 찾는 소비자의 생각이 바뀌면서 전원주택 모습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잔디 마당이 있는 언덕 위 하얀 집은 물론이고 농장 한가운데 놓인 컨테이너로 지은 작은 집까지 전원주택으로 대접받는다. 전원주택에 대한 생각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얘기다.

전원주택이란 말은 건축용어도 행정용어도, 법률용어도 아니다.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말이다. 건축법상(건축법에서 정한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 단독주택, 굳이 정의를 하자면 '전원 속에 있는 단독주택'쯤이 될 것이다.

요즘 전원주택은 수요층이 매우 다양해지면서 이미지 폭을 넓혀가고 있다.

과거 전원주택은 일부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기업 회장이나 사장, 인기 연예인, 전문직업인, 대학교수, 은퇴자 차지였다. 그렇지 않으면 강변이나 계곡 등 경관 좋은 곳의 땅을 사서 전원주택지로 개발, 분양하는 부동산업자들이 투자용으로 찾았다. 전원주택지를 구하는 사람들도 '집 짓고 살겠다는 생각 반,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 반'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실수요층은 얇았다. 이런 사람들이 짓는 집은 대부분 화려한 정원을 갖춘 큰 규모의 전원주택이었다.

강원·충북, 2억원 선에 매입

하지만 은퇴자가 늘고 웰빙바람이 불면서 진지하게 전원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도심 아파트가 재산을 늘리는 매력을 잃으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주거공간으로 전원주택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었다. 또 도심 주거비용이 부담돼 도심을 떠나 시골에 집을 짓고 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빠듯한 노후자금으로 도시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비용을 줄여보겠다는 생각에서 전원주택을 선택하는 은퇴자도 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농촌에서 인생 이모작을 계획하며 귀농, 귀촌을 서두는 사람도 많다.

여기에 도시에 살며 주말이나 휴일 등 여유 시간을 쪼개 반쪽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세컨드하우스 수요도 최근 급속히 늘고 있다. 예전에는 전원주택을 짓는 사람들 대부분이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옮겨가 정착해 살겠다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도시에서 정리한 것만큼 전원주택에 정성을 쏟았고 자연스럽게 전원주택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도시를 떠나지 않고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사는 구조, 세컨드하우스형 전원주택이라면 굳이 클 필요가 없다.

요즘엔 40~50대 평범한 직장인이나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도 시골을 찾아 주말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 대다수는 도시를 떠날 입장이 못 된다. 은퇴할 나이도 아니고 가족 반대도 만만찮다. 시골서 살 자신도 없다. 그동안 살던 도시를 떠나는 것이 이래저래 부담스럽다. 그래서 반쪽 전원생활을 시작해 즐기다 은퇴하거나 시골생활에 익숙해지면 그때 도시를 정리하고 시골생활로 옮겨 타기도 한다. 선진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주말이나 휴가 때 머무는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증가했다.

도시를 영원히 떠나 농촌에 정착해 사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사는 이중생활 구도를 멀티 해비테이션(Multi habitation)이라고 한다. 복수, 여러 개란 뜻의 멀티(Multi)와 주거를 뜻하는 해비테이션(Habitation)의 합성어로 여러 개 집을 옮겨 다니며 사는 주거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전원생활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 중 서울, 수도권에서 가까운 강원도나 충청북도 지역을 둘러보면 이주해 사는 사람들과 세컨드하우스로 사용하는 사람 비중이 비슷하다.

대지 500㎡·주택 100㎡ 규모 선호

이렇게 시장 주도권이 바뀌고 수요자 생각이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작은 전원주택이다. 실제로 집을 크게 짓고 살면서 쓸데없는 짓을 했다며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집 지을 때 비용도 많이 들고 살면서 관리하기도 힘들 뿐더러 나중에 팔려고 하니 잘 팔리지도 않아 힘들어 한다. 이런 수요에 맞춰 최근 소액대 투자가 가능한 소형 주말주택이나 별장형 세컨드하우스 등을 개발 분양하는 사업자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경제적인 집 짓기, 실속형 주택을 강조하다 보니 땅도, 집도 작아진다. 가장 많이 찾는 규모는 대지 500~660㎡, 주택 76~116㎡ 정도다. 투자금액도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토지와 주택을 포함해 1억5000만~2억5000만원 정도 들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펜션을 하거나 다른 목적이 있다면 크게 짓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생활형 전원주택은 규모가 많이 줄었다. 수도권 주변의 강원도와 충청북도가 인기지역이다.

이렇게 전원주택 규모가 작아진 것은 1가구 2주택 양도세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농촌에 있는 작은 규모 주택은 농촌주택이라 해서 1가구 2주택이 돼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혜택을 받기 위해 면적을 키우지 않는 경우도 많다. 수도권 이외 읍면단위에서 대지면적 660㎡ 이하, 주택면적 150㎡ 이하, 기준시가 2억원 이하인 집을 지었을 때는 농촌주택에 해당돼 2주택이라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간 효율은 높이고 건축비를 줄이는 집 짓기 방법 중 잠깐 인기를 끌었던 것이 땅콩집이다. 하나의 대지에 두 가구가 살 수 있도록 설계한 집으로 마당을 공유하면서 택지 구입 비용을 반으로 줄이고 집도 붙여 지어 건축비를 낮춘다. 하지만 두 집이 마당을 같이 쓰면서 가구별 프라이버시에 문제가 생기고 소유권에 대해서도 애매한 부분이 있어 반짝하던 인기는 주춤한 상태다.

실속형 집 짓기의 또 다른 유형으로 캥거루하우스도 있다. 귀농·귀촌자들을 위한 새로운 전원주택의 형태로 소개됐다. 땅콩집과 달리 하나의 대지에 한 가구가 산다. 집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 놓았다. 큰 집 하나가 작은 집을 품고 있는 형태로 집 하나는 주인이 살고 다른 하나는 세를 놓거나 펜션처럼 임대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손님이 왔을 때나 자식들과 함께 거주할 때도 별도 공간에서 간섭받지 않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겉으로 보면 한 집이지만 실제는 두 가구가 살 수 있도록 계획했다.

좁은 공간에 있을 건 다 있는 극소형 콤팩트하우스도 있다. 카라반 캠핑카가 대표적인데 차량 형태로 된 13㎡ 정도 집에 주방·화장실·침실·샤워실 등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이동도 가능하다. 캠핑 붐이 일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집으로 펜션의 한 형태로도 자리 잡고 있다.

토굴형주택 건축비 평당 200만원

토굴형으로 짓는 콤팩트하우스도 있다. 경사지를 활용한 집 짓기나 색다른 주택을 찾는 귀농·귀촌인들에게 관심을 끌 만한 집이다. 지붕에 흙을 올려 정원으로 꾸밀 수 있는데 10㎡ 남짓한 실내는 원룸형으로 각종 주거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장에서 만들어 트럭에 실어 현장까지 이동해 설치한 다음 지붕에 흙을 씌워 조경을 하면 집 짓기가 마무리된다. 자재 사양에 따라 비용이 다소 차이는 나지만 건축비는 3.3㎡당 200만~250만원 선이다.

그 외 다양한 이동식주택업체들이 소형 전원주택을 선보인다. 목조에서부터 철골, 황토 등 소재도 다양하다. 맘에 드는 집을 골라 주문하면 트럭에 실어 집을 통째로 배달해 준다. 화장실과 주방을 갖춘 바닥면적 20~30㎡ 내외 주택을 1600만~200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 하나는 작지만 여러 채를 연결하면 넓은 집을 만들 수도 있고 다락방을 넣으면 복층집도 된다.

이런 소형 이동식주택은 농막으로도 인기가 있다. 농막은 먼 거리에서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 농기구·농약·비료·종자를 보관하거나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농지에 설치하는 가건물을 말한다. 농지 전용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20㎡(6평)까지 지을 수 있다.

농막을 주거시설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수도·가스시설 설치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지난 11월부터 농림수산식품부는 농막에서 간단한 취사나 농작업 후 샤워를 할 수 있도록 간선공급설비 설치를 허용했다. 농막의 활용도가 훨씬 넓어졌고 덩달아 이동식주택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김경래 OK시골 대표]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86호(12.12.12~12.18 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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