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파·교단 초월한 천상의 화음에 "할렐루야".. 인천서 가장 오래된 감리교·천주교·성공회 연합콘서트

2012. 12. 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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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감리교·천주교·성공회 세 교회가 의기투합해 첫 연합콘서트를 열었다. 감리교 내리교회(1885년 설립)와 천주교 답동성당(1889년), 성공회 내동교회(1890년)가 교파와 교단을 뛰어넘어 찬양으로 하나 된 것이다.

지난 15일 저녁 인천 내동 내리교회에서 세 교회 연합연주회 '글로리아' 3차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 10월 13일 답동성당, 지난달 10일 내동교회 공연에 이은 마지막 공연이었다. 세 교회는 서로 가까이 있으면서도 소통의 기회를 갖지 못하다 답동성당 성가대의 제안으로 연합콘서트가 성사됐다.

김흥규 내리교회 담임목사는 "감리교·천주교·성공회가 함께 음악회를 연 것은 인천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절 기간에 모여서 더욱 뜻 깊다"고 말했다. 내동교회 관할사제 고석영 신부도 "가깝고도 멀게 느껴졌던 세 교회가 음악으로 어우러져 주님의 큰 뜻을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리교회 성도인 코미디언 이혁재의 사회로 진행된 15일 공연에선 내리교회 시온성가대와 내리오케스트라, 답동성당 노엘성가대, 내동교회 성미가엘성가대가 저마다의 특색이 두드러지는 무대를 만들었다. 김흥규 목사는 "교리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음악적 색깔도 조금씩 다르더라"며 "감리교 성가대가 진보적이고 천주교가 고전적이라면 성공회는 그 중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콘서트는 세 교회 성가대의 개별 공연에 이어 세 팀이 한데 뭉쳐 합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마지막 곡인 헨델의 메시아 중 '할렐루야'를 부를 때는 관객들도 모두 일어서서 함께했다.

500여명의 관객들은 "은혜로운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내리교회 성도 이세구(57)씨는 "교파가 다른 세 교회가 모인 것 자체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며 "공연 수준도 높아서 뿌듯하고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세 교회는 인천 개항(1883년) 이후 감리교·천주교·성공회의 선교 발상지로 모두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각각의 성전도 상당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1897년 세워진 뒤 1937년 증축된 답동성당은 국내 성당 가운데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하나로, 사적 제287호로 지정돼 있다.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가 1956년 완공된 내동교회 성전은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1호다. 내리교회는 1901년에 지어졌다가 55년에 헐린 제물포 웨슬리 예배당을 57년 만인 지난 9월 복원했다.

인천=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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