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발 좌초 위기 분통 터지는 주민들

박일한 2012. 12. 1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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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얼마나 더 늦어질지 암담"사업지구 내 아파트 거래도 뚝대출 이자 밀려 경매 내몰릴 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리자 개발 대상지역 주민들이 "사업이 중단되면 죽으라는 이야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 오후 사업지구에 포함된 대림아파트 주변에 사업 촉구를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오종택 기자]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이촌2동주민센터 버스정류장 앞 도로변. '단계 개발 2020년 보상 웬 말이냐?' '서부이촌동 2300세대 총궐기대회' 같은 플래카드 수십 개가 걸려 있었다.

 전날인 12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주체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가 전환사채(CB) 발행에 실패해 자금난으로 이 개발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에 사업지구에 포함된 이촌2동·한강로3가 일대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었다. 사업지구 안에 있는 대림아파트 입구 음식점에서 만난 주민 어정희씨는 "수백억원도 마련 못해 쩔쩔 매는 시행사가 어떻게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을 하겠다는 건지 못 믿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역에서 47년간 살았다는 주민 김재철씨는 "당초 내년으로 예정됐던 보상 일정이 얼마나 더 늦어질지 암담해지니까 서울시와 대기업에 놀아났다며 답답해하는 주민이 많다"고 주장했다.

 서부이촌동을 용산 개발 계획에서 제외해 달라는 통합개발 반대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림아파트 반대파 모임인 생존권사수연합 이갑진 회장은 "빨리 찬반투표를 해 서부이촌동을 개발계획에서 제외해야 한다. 당초 개발에 동의했던 상당수 사람이 개발 반대파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업이 지연되고 낮은 보상금액을 받느니 차라리 서부이촌동을 개발계획에서 제외해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게 이득이라고 보고 있다. 사업지구 내 아파트 거래는 끊긴 지 오래됐다. 서울시는 2007년 8월 이후 개발계획에 포함된 아파트·빌라 등 2298가구를 매입할 경우 새 아파트 입주권을 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 따라서 집을 내놓아도 살 사람이 없으니 빚을 갚지 못하는 주민들은 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2298가구 가운데 1250가구가 평균 3억4400여만원을 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 달에 150만~200만원의 대출 이자를 내고 있다. 이자를 내지 못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경매로 넘어가는 집도 적지 않다. 최근 3년간 이 지역 아파트 32가구가 경매 처분됐다. 서부이촌동 11개 구역 주민모임 김찬 총무는 "보상계획이 불확실하면 금융권이 당장 경매로 처분할 수밖에 없다. 최근 대출이자를 내지 못하는 주민이 늘어나고 있어 내년엔 경매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업지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개발 후광효과를 누렸던 주변 지역 부동산 시세는 하락세다. 서부이촌동과 인접한 한강로3가 40번지 일대 재개발 지역 지분값은 2008년 말 3.3㎡당 1억6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1억원에 나와도 팔리지 않는다.

 이 사업 개발 호재로 2010년 11월 분양 당시 관심을 끌었던 동부아스테리움 용산 주상복합(올해 7월 입주)의 경우 분양가 이하 매물도 일부 나온다. 2008년께 17억원을 호가하던 이촌동 삼성리버스위트 134㎡형은 현재 13억원 선으로 떨어졌다.

박일한 기자 < jumpcutjoongang.co.kr >

박일한.오종택 기자 Jongtack@joongang.co.kr

▶오종택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ojt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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