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서 핵물질 유출.. 은밀하게 거래된다

2012. 12. 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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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와 터키 국경에 자리 잡은 휴양도시인 바투미의 한 카지노 리조트. 호텔 종업원 복장을 한 남자와 2명의 터키인들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얘기를 나눴다. 종업원 복장의 남자는 터키인들에게 세슘을 판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터키인들은 연신 담배를 피워대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들은 우라늄과 같은 좀 더 강한 것이 필요했다. 그들은 세슘이 담긴 용기를 찍어 자신들의 보스에게 보냈다. 세슘은 은백색의 알칼리성 금속으로 이 물질에 노출되면 암에 걸릴 위험성이 커지며 노출 정도가 심할 경우 화상을 입고 사망할 수도 있다.

이들의 '은밀한 거래'는 조지아 경찰이 설치한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거래를 마치고 리조트를 떠나려는 순간 조지아 경찰은 이들을 덮쳐 모두 체포했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옛 소련 연방 국가였던 조지아에서 핵폭탄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세슘과 우라늄 등 핵물질이 무차별적으로 거래돼 미국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와 남오세티야, 아브하즈 자치공화국 등은 핵물질이 주로 거래되는 곳이다. 이 지역은 옛 소련의 핵물질 관련 시설이 있던 곳으로, 세슘과 이리듐, 심지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우라늄이나 플루토늄도 거래된다. 주로 국경지대에 위치한 핵물질 암시장의 거래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곳에서 거래되는 핵물질이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조직에 들어갈 경우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거래를 막는 데 총력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 국방대 보고서에 따르면 "테러조직이 뉴욕이나 워싱턴 같은 도시에 핵폭탄 공격을 가할 경우 이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9·11테러를 능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05년부터 핵물질 전담 단속 경찰을 창설하고 이들의 노하우를 조지아 사법당국에 전수했으며 관련자 수십명을 체포하는 성과도 거뒀다. 핵물질이 거래되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2010년 조지아 경찰에 체포된 2명의 조지아인은 축산업자였고 핵연구소 연구원이었다. 숨밧 토노얀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위기로 축산농장이 은행에 저당 잡히면서 대출금을 갚을 길이 없었다"며 핵물질 거래 이유를 말했다.

통신은 조지아와 러시아 간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우라늄과 같은 핵물질의 거래가 통제되고 물리학자와 같은 연구자들의 연구에 방해가 되는 것도 밀거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한 관계자는 "조지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핵물질 거래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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