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에 무조건 단일공복강경 수술을? [김철중 교수의 산부인과 이야기]

헬스조선 편집팀 2012. 11. 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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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30대 초반의 여성이 진료실을 찾았다. 최근 들어 생리양이 늘고 불규칙한 출혈과 함께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초음파검사를 해본 결과 자궁에 테니스공만한 크기의 근종이 자라고 있었다.

"우선 근종의 변화를 지켜봐야겠지만 근종이 점점 커진다면 수술로 절제해야한다"고 설명하자 이 여성은 "선생님이 구멍하나만 이용하여 수술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여자고 아직 결혼 전이라 가능하면 몸에 수술자국을 남기고 싶지 않은데, 혹시 저도 그렇게 수술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산부인과에서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은 과거에 불임수술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던 복강경수술법이 점차 발전하여 생겨난 수술법으로, 복부에 0.5-1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3~4개 정도 뚫고 그 구멍을 통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복강경 수술이 더욱 더 진화해 최근에는 단 하나의 구멍을 통해 수술하는 단일공복강경수술까지 시행이 가능해졌다. 단일공복강경수술은 산부인과 영역에서 시작돼 최근에는 외과, 비뇨기과 등 다른 수술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단일공복강경 수술은 비침습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복강경술 중에서도 가장 앞선 수술법으로, 환자의 배꼽에 2cm정도 절개를 한 뒤 특수 제작된 복강경 출입구(port)를 삽입하고, 이 출입구를 통해 여러 가지 복강경수술을 하는 것으로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사실 자궁은 다른 장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꼽으로부터 먼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동안 복강경에 의한 자궁종양, 양성 난소종양은 어려운 수술 중 하나로 꼽혀왔으나, 이제는 다양한 복강경 출입구가 개발돼 단일공법 복강경술이 많이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단일공복강경 수술은 산부인과 수술에 매우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첫 번째 이유가 질을 통한 시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질은 자연 개구부에 해당되며 질식적출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단일공복강경수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둘째로 자궁 조작기의 역할이다. 대부분의 복강경수술 때 자궁 조작기를 사용하는데, 난소 또는 나팔관 수술 시 자궁을 환측의 반대편으로 움직임으로써 환측 부속기 수술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셋째로 부인과 양성질환 수술의 상당수가 '제거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일공복강경수술의 안전성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산부인과 수술로는 자궁적출술, 난소제거술, 난소낭종 제거술, 자궁외 임신수술 및 진단적 복강경 술 등이 가능하다.

단일공복강경 수술은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으며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자궁종양 치료에 사용할 수는 없다. 혹이 큰 경우에는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시간만큼 수술 중 출혈과 위험도가 증가하며, 수술 후에도 수술 시간과 비례하여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일공복강경 기구들이 보험이 되지 않아 수술비가 개복수술보다 비싸고 근층 내 자궁근종이나 근종이 큰 경우 복부 내 유착이 심한 경우는 신중히 고려해서 실시해야한다. 결정적으로 단일공복강경으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의사들이 제한되어있어 가임기 여성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복강경이든 로봇이든 어떤 첨단 수술기구도 외과의사의 손이나 눈만큼 믿을 만한건 없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이나 미국에선 지금도 산부인과적 수술에 하이브리드 복강경 방식을 많이 쓴다. 외과의사의 기본인 개복수술을 충분히 해봐야 단일공복강경 수술도 잘 할 수 있다.

여하튼 이러한 장단점을 고려하고 환자와 충분히 상의하여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하게 되면 단일공복강경 수술을 통해 환자의 통증 감소와 미용효과 면에서 훨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고자 : 건양대병원 김철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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