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회 트렌드 읽기] (7) 커피하우스 교회의 성장

2012. 10. 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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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공간서 기도·친교·봉사… 美, 카페형 교회가 뜬다

교회 안의 커피숍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커피숍 자체가 교회가 되고 있다. 이를 '커피하우스교회' 또는 '카페교회'라 부른다. 이곳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찬양집회를 열며, 예배를 드리고, 기도모임을 갖는다. 심지어 미사를 드리는 가톨릭교회도 등장했다. 제단, 장의자, 높은 천장, 스테인드글라스를 떠올리는 전통적 교회의 모습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커피하우스는 교회를 만나게 하는 부담 없는 공간이 되고 있다.

커피하우스 교회가 강조하는 것은 성도들 간의 친교와 지역사회봉사다. 미국 미시간주 알마에 있는 알마 마운트호프 커피하우스 교회는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는 사도행전 2장 42절 말씀에 근거해 성도 간의 친교를 강조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글레브 카페교회는 자신들 사역의 핵심 가치가 환대, 창조성, 제자화, 사회와 환경적 정의라고 밝히고 있다.

커피하우스는 성도들 간 교제를 위한 아주 훌륭한 장소와 기회를 제공한다. 예배를 마치면 대부분의 교인들은 교회를 떠난다. 이유는 단순하다. 있을 곳도, 있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커피하우스는 그들을 교회에 남아 있게 하는 장소와 이유가 될 수 있다. 그곳에서 얼굴로만 알던 교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새 신자에게도 기존 성도들과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커피하우스 교회는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는가. 커피하우스 목회를 선도하고 있는 워싱턴 내셔널커뮤니티 교회(마크 배터슨 목사)의 에벤에셀(Ebenezers)을 살펴보자. 미국의 국회의사당 바로 뒤에 위치한 에벤에셀은 양질의 커피와 음료 그리고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는 최고급 커피하우스다. 그들은 공정거래를 통해 구입한 커피를 사용하고, 수익금은 모두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한다. 에벤에셀 커피하우스 교회의 특징은 매장 바로 밑 지하가 예배를 드리는 장소라는 점이다. 이 공간에서는 다양한 모임, 음악회 등을 열 수 있고 누구나 이 공간을 예약해 사용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손님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하나의 유형은 텍사스주 휴스턴의 에클레시아 교회가 운영하는 태프트스트릿 커피(Taft St. Coffee)다. 이 교회의 경우 커피하우스 바로 옆이 예배의 공간이다. 따라서 커피하우스를 찾아 온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예배로 초대할 수 있다. 이 커피하우스가 특별한 것은 벽면을 장식한 예술작품들이다. 그림과 조각들은 성도들의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판매되며, 수익금은 모두 선교비로 사용된다. 에클레시아 교회의 담임목사 크리스씨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그의 책도 이곳에서 살 수 있다. 이 교회는 예배 중에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며 예배에 참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교회의 커피하우스는 예술작품의 전시장 역할도 하고 있다. 그래서 에클레시아는 젊은 세대들의 문화와 감각을 잘 이해하고 있는 교회로 인정받고 있다.

커피하우스 교회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데일리 자바의 운영자 마이크 바실(Mike Bacile)은 이 질문에 대해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을 다음과 같이 해준다.

첫째, 커피하우스를 지원할 수 있는 일정 정도의 교인이 있어야 한다. 커피하우스가 재정적으로 성공을 거두려면 최소 500명 이상의 성도가 있어야 한다. 둘째, 위치와 규모가 중요하다. 부동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첫째도 위치, 둘째도 위치, 셋째도 위치다. 성전에서 예배를 마치고 바로 갈 수 있는 눈에 띄는 장소여야 한다. 여러 사람이 모여 어울릴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테이블과 의자도 수시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커피하우스의 외관과 내부도 일반 커피숍에 뒤지지 않아야 한다. 넷째, 고급커피와 함께 고급차, 스무디, 프라페, 시럽 등을 제공해야 한다. 차(tea)는 급속히 성장하는 품목이다. 다양한 메뉴는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시음회를 하라. 질을 높이는 것이 고객을 부르는 길이다. 다섯째, 에스프레소 기계의 질은 천차만별이다. 교인의 수와 연령, 운영비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가격의 기계를 준비해야 한다. 여섯째, 직원들을 적절히 교육해야 한다.

커피하우스 운영을 위한 바실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은 이와 유사한 목회를 계획하는 교회들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커피하우스 교회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것은 목회와 사업 사이에서 야기되는 문제이다. 비록 봉사를 위해 이익을 남긴다고 할지라도 사업의 유지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상업주의와 세속주의의 유혹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밀레니엄 미니스트리(The Millennium Ministry)의 라 맥러프린은 다음과 같은 견해를 내어 놓는다. "커피하우스 교회는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만일 교회가 커피하우스를 중요한 목회의 한 부분으로 생각한다면 커피하우스는 사업이 아닌 목회로서의 분명한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커피하우스의 시작과 운영은 전적으로 기부된 재원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커피하우스에서 제공되는 것은 모두 무료로 해야 한다. 커피하우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원봉사자여야 한다. 커피하우스의 커피와 음식은 기부를 받아야 한다." 맥러프린의 이야기는 커피하우스 교회가 귀담아들어야 할 제안으로 보인다. 다행히 많은 커피하우스 교회가 맥러프린의 제안을 따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째든 커피하우스 교회(교회 안의 커피하우스를 포함하여)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커피하우스 교회의 성장은 교회가 공식적 공간에서 사적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교회 하면 떠오르는 높은 첨탑, 스테인드글라스, 공연장 무대 대신 푹신한 소파와 따뜻한 한 잔의 커피가 교회의 이미지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예수님과 제자들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면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곳, 그리고 초대교회 성도들이 삼삼오오 모여 예수님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던 곳이 커피하우스 교회에서 다시 복원되는 것은 아닐까.

김영래 <감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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