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용량이 뭐길래..LG-삼성, 법정 가나?

2012. 9. 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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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이광표 기자]

◇ 삼성 블로그를 통해 공개된 냉장고 용량 측정 영상. ⓒ삼성블로그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냉장고 용량을 둘러싼 경쟁이 법정 공방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LG전자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부당 광고 행위의 금지를 청구'하는 내용의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24일 밝혔다.

발단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22일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올린 냉장고 관련 영상광고였다. 이 광고가 냉장고 용량 경쟁에서 앞섰다고 자부하는 LG전자의 심기를 건드린 것.

LG전자, "기만적 광고 당장 내려라"

해당 광고는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광고를 통해 삼성전자의 냉장고를 눕혀 내부에 '물'을 부은 뒤 용량을 측정하는 모습이 담겼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광고행위가 '기만적인 광고' '부당 비교 광고' '비방 광고' 및 '부정경쟁행위'로서 LG전자의 명예를 심각히 침해한다고 판단해 권리 보호를 위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LG전자는 이 방법이 국가 표준인 KS규격(한국산업규격)에 따른 용량 측정 방법이 아닌, 삼성전자의 임의적인 측정법이라며 악의적 의도에서 비롯된 광고라고 주장했다.

해당 광고에 쓰인 물 붓기 방법은 정부의 공식 규격인증기관인 기술표준원에서 인정하지 않는 방식인데도 삼성전자가 '삼성 지펠은 KS를 준수해 냉장고 용량을 표기합니다'라고 표시해 마치 물 붓기가 KS규격에 의한 적법한 측정 방식인 것 처럼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것이 LG전자의 주된 주장이다.

이에 LG전자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에 해당 광고를 즉각 중지하고, 관련 책임자를 문책하라는 공문을 내용증명을 통해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내용증명 수신 후에도 어떠한 형태의 회신도 없이 오히려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2'라는 광고를 21일 유투브에 추가로 게시했다고 LG전자는 덧붙였다.

LG전자는 또 삼성전자가 측정한 '물 붓기' 방식은 실제 사용되지 않는 공간까지 포함하고 '캔 넣기'는 사용 가능한 공간을 임의로 누락하는 등 사용 가능한 공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잘못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윤경석 LG전자 HA사업본부 냉장고 연구소장은 "경쟁사의 악의적이고 비상식적이며 정도에 어긋난 부정경쟁 및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당한 방법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지 말고, 고객 만족을 위해 제품 및 기술 개발 등 정당한 경쟁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냉장고 동영상 문제 없다"

LG전자가 발끈하고 나섰지만 삼성전자는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란 동영상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대해 "비슷한 용량이라면 내용물도 비슷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가정 하에 한 실험을 위트가 가미된 동영상으로 제작한 것일 뿐"이라고 LG전자가 논점에서 벗어난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음을 주장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 측은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삼성전자가 유튜브를 통해 방영한 동영상은 화면에 자체 실험 기준임을 명시했고 비교기준이 동일해 LG전자가 주장하듯 내용상에 기만이나 허위사실이 없다"라며 "'삼성지펠은 KS를 준수해 냉장고 용량을 표기합니다'는 자막은 삼성지펠 냉장고가 국가 표준 규격을 준수한다는 얘기일 뿐 측정방식으로 KS규격을 사용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냉장고 용량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정보로 제공한 것"이라며 "LG전자 제품은 서랍으로 막혀있어 소비자가 사용할 수 없는 공간에도 캔을 채워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900리터 냉장고보다 적게 들어가는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란 동영상을 공개했고 지난 21일에는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900리터급 냉장고의 실제용량을 비교한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 2탄`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삼성전자의 900리터 냉장고와 LG전자의 910리터 냉장고 실제 용량에 대해 물, 커피캔, 참치캔을 동일한 방식으로 채워 넣고 비교하는 내용이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광고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을 두고 냉장고 용량 경쟁이 과열되면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초 세계 최초로 900리터 용량 냉장고 '지펠 T9000'을 출시하자, LG전자는 한 달이 채 안 돼 세계 최대라며 910리터 용량 냉장고 '디오스 V9100'를 선보이며 용량 경쟁에 불을 지핀 바 있다.

한편 LG전자는 삼성전자의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과 함께 "KS 규격에 따른 정부 공식 측정 방식으로 제 3의 공인 기관을 통해 공개 검증하자"고 제안했지만 삼성측은 "대응의 필요성을 못느낀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데일리안=이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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