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 전주 한옥마을서 단체사진 찍었네요

장대석 2012. 9. 1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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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찾기 공모전 수상작들

전주문화원의 '역사 유물 찾기 공모전'에는 105점의 희귀한 자료들이 쏟아졌다. 아래쪽은 1800년에 발간된 창암 이삼만의 『화동서법』. 후세의 서예가들이 글씨를 배울 때 교본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중국의 서법을 비교했다. 중국의 서예가로 미불·채양·동기창이, 우리나라에서는 한석봉·윤순·이광사 등 6인의 필법이 들어 있다. 위쪽은 해방 직후 백범 김구의 모습이 담진 사진이다. 1946년 전주를 찾은 백범이 전주의 향토 지사들과 함께 한옥마을을 배경 삼아 찍었다. [사진 전주문화원]

조선 후기 명필이 만든 서예교본… 김구 선생이 광복 직후 한옥마을에서 찍은 사진… 일제시대의 농림학교 교과서… 조선시대의 놀이판….

 '1000년 전통문화 도시'를 내세운 전북 전주시의 숨은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희귀한 자료들이 한꺼번에 나왔다. 전주문화원은 지난 7월 27일부터 한 달간 '제1회 전주 역사유물 찾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서승 전주문화원장은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온 소장품이 시간이 흐르면서 사장되거나 멸실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며 "장롱 속에 감춰진 역사를 발굴해 진실을 바로잡고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 도시-전주'의 이름을 바로 세우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모두 105점의 유물들이 출품됐으며, 문화원은 지난 7일 입상작을 가려 뽑았다.

 대상은 1800년에 발간된 창암 이삼만의 『화동서법』이 차지했다. 조선후기 추사와 쌍벽을 이루는 명필로 추앙받던 창암이 전주 완산칠봉 아래 은송리에서 찍은 것이다. 후세의 서예가들이 글씨를 배우는 교본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중국의 서법을 비교했다. 중국의 서예가로 미불·채양·동기창이, 우리나라에서는 한석봉·윤순·이광사의 글씨가 들어 있다. 창암의 『화동서법』은 서울 규장각에도 보관돼 있다. 하지만 규장각 소장본은 복사본이며, 그나마 한쪽이 떨어져 나갔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서법은 이와 달리 원본으로 훼손이 안 돼 사료적 가치가 높다.

 흑석동에서 판각된 전주이씨 족보는 내력이 흥미롭다. 태조 이성계가 남원 운봉에서 왜구를 격퇴한 뒤 상경하면서 오목대에서 잔치를 벌일 때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이승길의 가계에 대한 자료다. 이 족보는 흑석골이 전주 지역의 중요한 한지 생산지였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전주에서 발견된 목판본 자료는 전주부성이 있었던 완산동·경원동에서 나온 것이 태반이다.

 광복 직후 백범 김구의 사진도 눈길을 모은다. 백범이 1946년 전주 경기전에서 전주의 향토지사들과 함께 한옥마을을 배경 삼아 찍었다. 일제 강점기 역사의 어둠 속에서도 교동에 한옥마을이 터를 잡기 시작해 오늘날 전통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뿌리가 되었음을 알려준다.

 동학의 초기 상징물이었던 궁을기(弓乙旗)도 나왔다. 동학 창시자인 최제우가 지은 동경대전에 모습이 실려 있는 깃발이다. 일제시대 전주농림학교 학생들이 사용한 교과서·엽서는 당시 학교생활의 단면을 엿보게 한다. 조선시대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승경도 놀이판'은 참봉부터 좌의정·우의정까지 모든 관직이 적혀 있다. 놀이를 하면서 관직을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모전 초기에는 출품이 없을까 봐 걱정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이 쏟아져 관계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유물 중에는 족보·사진·탁본·책 등 문화콘텐트가 특히 많았다. 문화원은 이들에 대한 자료집을 발간하고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공모전 심사를 맡았던 전북대 이태영(국문과) 교수는 "이번에 쏟아진 다양한 유물들은 전주가 1000년의 역사적 뿌리를 가진 전통문화도시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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