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문자, 박지원과 상의하고 보낸 것"

이동현 2012. 9.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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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숙, 메시지 조작했다는 의혹 부인

민주통합당 돈 공천 사건 수사과정에서 최근 불거진 '박지원(70) 원내대표 사칭 가짜 메시지'에 대해 양경숙(51·여·구속) 라디오21 방송편성제작본부장이 검찰에서 "사칭한 게 아니라 사전에 상의한 뒤 대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짜 메시지를 둘러싼 논란이 양씨와 박 원내대표 간 진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31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 수사팀은 지난 2월 9일 강서구청 산하기관장 이양호(55·구속)씨에게 전송된 박 원내대표 명의의 문자를 양씨가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조작 경위를 캐물었다. 그러나 양씨는 "휴대전화 명의를 쓸 수 있는 권한을 박 원내대표에게 받았다. 박 원내대표도 문자메시지 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 문자메시지는 "박지원이 밀겠습니다. 이양호, 이규섭, 정일수(비례대표) 12번, 14번 확정하겠습니다. 이번 주 8개(8억)는 꼭 필요하고, 다음 주 10개(10억)가 완료돼야 일이 스무스하게 진행됩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이 문자가 전송된 2월 9일 오후 2시36분에 광주에서 김포로 가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며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와 양씨가 한때 밀접한 관계였다가 4·11 총선 이후 사이가 멀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캐고 있다. 양씨가 지난 1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 박 원내대표의 최고위원 선거운동을 전폭 지원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양씨는 인터넷방송국 라디오21을 통해 네티즌에 대한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가 모바일·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투표인단 모집 때 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당시 당 대표를 포함, 6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선거에서 박 원내대표는 4등으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모바일투표에서만 10만여 표를 얻은 힘이 컸다. 이후 박 원내대표는 5월 전당대회에서 원내대표에 선출되며 재기했다. 양씨 주변에서는 "어려운 시절 힘이 돼 준 양씨에게 박 원내대표가 '마음의 빚'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최고위원과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두 사람 사이에 큰 그림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닌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화차'의 여주인공 닮아=양씨는 평소 "전주여고와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과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말하고 다녔다. 그러나 이 학력은 물론 KBS PD·성우, TBN(한국교통방송) 국장 등 경력도 대부분 허위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라디오21에서 5년째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민주당 대구시당 당직자 이모(48·여)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양씨가 전주여고에 입학한 것은 맞고 3학년 2학기 때 구례고로 전학을 갔다.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과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각각 석사과정을 밟았고 연세대에선 석사학위를 받았으나 북한대학원대학교는 바빠서 논문을 쓰지 못해 수료 상태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한 인사는 "양씨는 소설 '화차(火車)'의 여주인공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영화로 제작된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는 빚 독촉에 시달린 여성이 다른 여성의 신분으로 주변을 속이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동현.강인식.심새롬 기자 kangis@joongang.co.kr

▶강인식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kisn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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