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규의 아이디어 창고] 33.TV동화 행복한 세상

2012. 8. 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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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영화 '아바타'처럼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영상미가 대중을 지배하는 시대다. 그러나 소박한 형식에 담기더라도 이 시대 사람들에게 묵직한 충만감이나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것이 이야기의 힘이다. KBS 1TV에서 장기 방송한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2001년 어느날 점심 무렵 나는 시내 한 사우나에서 잠시 목욕을 마치고 밥을 시켜먹었다. 그 때 우연히 TV에서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접하게 됐다. 어려운 삶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사연, 남에게 사과하거나 용서를 해준 사연 등을 파스텔풍의 그림동화에 나레이션으로 전하는 이 프로그램은 일종의 애니메이션이었다. 5분이란 짧은 방송시간에도 불구하고 방송 3사와 합작하면서 어린이 완구를 소재로 한 여러 상업적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내게 그 프로그램은 오히려 매우 새롭게 보였다. 주인공이 성장하고 악당들과 대결하는 기존의 애니메이션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몇 달 뒤 'TV동화 행복한 세상'이 예산 부족으로 곧 중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좋은 프로그램이 얼마 못가 폐지될 운명을 맞은 것이다. 담당PD는 답답한 마음을 내게 하소연했다. 나는 아무 대가 없이 내 사비로 제작비를 100% 투자해 'TV동화 행복한 세상'이 사라지는 것을 막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몇몇 제작자 외엔 아무도 관심이 없었던 프로그램이었지만 다음해인 2002년 말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제29회 한국방송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담당 PD가 작품상 트로피를 내게 가져와 "고맙다는 말과 함께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정말 가슴 뿌듯한 순간이었다. 이 투자로 인해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인지도도 올라가고, 상도 타고, 책과 DVD도 잘 팔려 10년 이상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주위에선 별 소득도 없이 '왜 쓸데없는데 낭비를 하는가'라고 한 마디씩 했다. 상업적 관점에서 보면 맞는 말이지만, 나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통해 보여준 에피소드는 이런 거였다. 서민인 부모는 젊은 시절 아프고, 배가 고파도 아이에게 티를 안낸다. 반면 아이는 결혼한 후에도 '해준 것이 뭐가 있냐'는 섭섭함을 부모에게 가지고 있다. 나이든 부모가 병 들어 죽게 되고서야, 자식은 그제서야 부모의 삶을 알고 철부지였던 것을 후회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 에피소드는 내가 제작진에게 들려준 얘기였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자체가 곧 내 삶과 같았다. 세 살 때 아버지를 잃었고, 행상인 어머니를 따라 유랑하는 삶을 살았고, 초등학교 3학년에 중퇴하고 금은방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를 주위에서는 '애늙은이'라 했다.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꼬맹이 시절부터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인생 목표는 돈을 모아 어머니의 손가락에 노란 금반지를 끼워드리는 것이었다. 다른 어머니들이 반지 끼고 있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결국 16살에 그 꿈을 이루었다. 금은방에서 일했던 터라, 금반지와 은비녀는 도매로 싸게 구했다. 막내인 내게 이런 선물을 받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한 어머니는 "자식이 많다 보니 이런 자식도 있구나"라며 감격스러워 하셨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가족끼리 서로 보듬으면 아무리 어려워도 세상은 살 만하다. 'TV동화 행복한 세상'와 같은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는 사람들을 치유하고 회복할 힘을 준다. 5분이라는 짧은 방송시간임에도 마음의 양식이 한아름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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