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女양궁 '7연패' 맞춤 훈련 금자탑.. 런던 비바람 속 '무심의 활시위'

2012. 7. 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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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결승전이 열린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 경기 시작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결승전 1엔드 마지막 세 발. 결승 상대인 중국의 청밍이 먼저 활시위를 놓았다. 화살은 시속 200㎞의 속도로 빗속을 뚫고 날아가 노란색 10점을 꿰뚫었다. 그러나 수징, 펑위팅의 화살은 잇따라 빨간색 7점에 꽂혔다. 마음이 흔들렸고, 손이 흔들렸고, 결국 활까지 흔들린 것.

반면 태극 여궁사들은 비바람 속에서 웃고 있었다. 사대에 선 이성진(27·전북도청) 최현주(28·창원시청)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는 이런 런던 악천후에 대비해 수차례 맞춤훈련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경기장에 불어닥친 이날 비바람은 태극 궁사들이 남해와 진천선수촌 등지에서 이미 적응을 끝낸 비바람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국내에서 대표 선발전을 치르며 그보다 더한 태풍과도 싸워봤다.

그 어떤 악조건에도 흔들림 없는 태극 여전사들이 마침내 7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것도 라이벌 중국에 거둔 1점 차(210대 209) 짜릿한 승리였다. 단체전이 도입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으로 이어진 무적 궁사의 명예를 이어간 것이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힘은 무심과 평정심에서 나온다. 이 두 가지는 독특한 훈련 과정을 통해 얻어낸 한국 양궁의 자산이다. 양궁 대표팀은 해병대 입소 교육, 야간 공동묘지 행군, 야구장과 군부대에서 소음 적응훈련 등을 거쳤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영하 20도의 날씨에서 6시간 동안 한강변 야간행군을 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이 접목된 훈련 방식도 큰 도움이 됐다.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근전도 분석을 통한 근육상태 조절, 고속촬영기를 통한 자세 교정 등을 받았다. 대한양궁협회는 선수들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해 선수들이 경기장 영상을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런 훈련과 지원이 있었기에 한국 양궁은 이번 올림픽 전까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16개(여자 12개, 남자 4개)나 따냈다. 한국이 수확한 금메달 68개 중 23.5%가 양궁에서 나온 것이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날 코번트리의 시티 오브 코번트리 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2대 1로 승리를 거둬 1승1무(승점 4)를 기록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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