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 숲에서 이뤄지는 경매.. 이것 참 괜찮네

2012. 7. 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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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돈삼 기자]

경매가 뜨고 있다. 미술품과 청자에 이어 남도에서 선보이는 목공예품 경매다. 편백나무 숲에서 진행하는 토요경매다.

ⓒ 이돈삼

토요 경매가 뜨고 있다. 이번에는 목공예품 경매다. 미술품과 청자에 이어 남도에서 선보이는 세 번째 경매다. 경매장도 색다르다. 숲속이다. 치유의 숲으로 널리 알려진 장흥 우드랜드다. 억불산 우드랜드는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지난 6월 30일 오후 2시, 이곳 우드랜드 목공예센터에서 11번째 토요경매가 열렸다.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경매장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우드랜드 편백 숲을 돌아보고 자연스럽게 경매장에 모인 사람들이다.

이날 경매장에 나온 목공예품은 8점. 평소 10점 안팎의 목공예품이 경매에 부쳐진다. 제품은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생활용품에서부터 한껏 멋을 낸 인테리어 소품까지 다양했다. 모두 남도의 목공예 장인들이 만든 것이란다.

목공예품 토요경매를 진행하는 신서현씨. 신 씨가 경매에 부쳐진 목공예품을 설명하며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 이돈삼

지난 6월 30일 목공예품 토요경매 현장. 평소에는 편백숲에서 진행되는 경매지만 이날은 비가 내린 관계로 실내에서 진행됐다.

ⓒ 이돈삼

경매는 신서현(장흥군 환경산림과) 씨의 출품작 소개로 시작됐다. 첫 번째 작품은 편백나무로 만든 한반도 모양의 지도 퍼즐. 가로 20cm, 세로 34cm의 편백 퍼즐은 아이들 입에 닿아도 괜찮은 자연친화적 완구였다.

정상가격(5만 원)보다 40% 가량 싼 호가(呼價) 2만9000원에서 출발했지만 선뜻 사려는 사람이 없다. 경매 참가자들 대부분 중장년층이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두 번째 작품은 목공예펜. 장흥 유치 수몰지에서 자생하던 600년 된 느티나무로 펜을, 편백나무로 상자를 만들었다.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데다 선물용으로도 제격이었다. 6만 원에서 시작된 호가가 두세 차례 오가더니 6만6000원에 낙찰됐다.

연이어 팝배나무로 만든 기러기 한 쌍은 3만5000원에, 편백나무로 만든 미니도마 1세트(2개)는 3만 원에 각각 주인을 만났다.

편백나무로 만든 가로 34cm, 세로 46cm 크기의 쌀 뒤주는 12만 원에 낙찰됐다. 고유의 쌀 보관 기능은 말할 것도 없고 항균·항충작용에다 습도조절 기능까지 하는 기능성 뒤주였다. 소품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아 보였다.

"이젠 상인들도 좋아해... 앞으로 경매 품목 늘릴 것"

편백나무 가득한 우드랜드에 자리하고 있는 목공예센터. 갖가지 목공예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는 공간이다.

ⓒ 이돈삼

지난 6월 30일 목공예센터를 찾은 정하돈 씨 부부가 전시물품을 돌아보고 있다. 정씨 부부는 부산에 살고 있다.

ⓒ 이돈삼

경매 참가자들도 좋아했다. 비교적 싼 값에 좋은 작품을 산 덕분이다. 이날 쌀뒤주를 낙찰 받은 장용기(42·광주광역시)씨는 "쌀 뒤주의 기능성에 반했고 집안에 놔두면 장식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여서 선뜻 샀다"며 흡족해 했다.

장인들이 만든 목공예품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토요경매의 만족도를 높여줬다. 정하돈(부산광역시 강서구) 씨는 "편백나무 숲을 거닐고 목공예센터에서 수준 높은 작품까지 볼 수 있었다"며 "목공예품 경매도 색다른 재미를 줬다"고 말했다.

이처럼 목공예품 경매가 자리를 잡으면서 상인들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김복기(장흥군 환경산림과)씨는 "지난 4월 처음 경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상인들이 시큰둥해서 어려웠는데, 지금은 상인들도 모두 좋아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매물건을 더 다양하게 또 많이 늘리고, 7월 하순 장흥에서 열리는 정남진물축제 기간에 특별경매 행사도 열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숲에서 전통의 목공예품을 싸게 살 수 있는 토요경매가 우드랜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만족을 선사하고 있다.

목재문화전시관 등 즐길 거리도 가득

우드랜드 내 목공예센터에 전시된 목공예제품들. 모두 장인들이 만든 것으로 우드랜드를 찾은 여행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 이돈삼

우드랜드 내 목공예센터에 전시된 제품들. 일상생활용품에서부터 가정용 소품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 이돈삼

목공예품 토요 경매가 진행되는 우드랜드는 격이 다른 숲이다. 전라남도 장흥 억불산에 있는데, 피톤치드(Phytoncide)가 풍부한 '치유의 숲'이다. 편백나무가 하늘로 뻗어 있다. 그 면적이 자그마치 100ha나 된다.

이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다. 산책로뿐만 아니라 숲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통나무집과 한옥이 있다. 황토흙집도 있다. 편백숲에 들어앉아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과 소금찜질방도 있다.

나무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나무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목재문화전시관도 있다. 생태건축과 목공건축을 아우르는 목공예체험장도 들어서 있다. 목공예제품을 살 수 있는 판매장도 있다.

토요일이면 목공예품 경매가 열리고 있는 장흥 우드랜드. 피톤치드가 풍부한 편백나무가 빼곡한 숲이다.

ⓒ 이돈삼

우드랜드 편백 숲에는 한옥과 황톳집 등 여행객들이 묵을 수 있는 곳도 많다. 찜질방도 있다. 사진은 우드랜드 안에 있는 소금찜질방 모습이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우드랜드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국도 목포나들목-1번국도 우회도로-남해고속국도 서영암나들목-장흥나들목-장흥읍-우드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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