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품격> '대박'과 '글쎄' 사이 엇갈린 반응, 왜?

2012. 5. 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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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하성태 기자]

관심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는 드라마가 있다. 12년 만의 브라운관에 컴백한 장동건, < 시크릿 가든 > 김은숙·신우철 콤비의 귀환, '로코의 여왕' 김하늘의 매력, 그리고 김수로·김민종·이종혁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캐스팅까지.

SBS < 신사의 품격 > 이 전국 시청률 14.1%(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을 기록하며 이러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17%대로 출발했던 김은숙·신우철 콤비의 전작 < 시크릿 가든 > 의 반향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동시에 출범한 MBC < 닥터진 > 이 12.2%의 시청률로 바짝 뒤쫓는 형국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극명하게 갈린 반응들을 보면 이러한 결과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SNS를 통해 살펴본 < 신사의 품격 > 1회에 대한 평은 시청자들은 '대박', 전문가들은 '글쎄'나 '우려'로 요약됐다.

< 신사의 품격 > 1회 중 서이수와 김도진이 두번째로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장면.

ⓒ SBS

" < 신사의 자격 > , 삼성이 올해 5할 못하는 심정을 이해할 듯"

"방금 전에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화면이 작아 보이더군요. 영화에서나 보던 인물들이 주조연으로 나오니 눈이 호강한 듯. 가볍게 다가오는 그들의 연기도 좋았고요. 앞으로 흥할 듯." (@chee***) " < 신사의 품격 > 심각하네. 이종혁 & 김정난 커플 빼고는 아무 것도 기대되는 게 없어. < 꽃보다 남자 > 불혹 버전인데 어쩜 이리 달달하지가 않지. 카페 모카 시켰는데 샷 세 개 쯤 추가해야할 보리차가 나온 기분이야." (@billyjea***) 엇갈린 평가가 대략 이 정도다.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에 화려한 출연진이 주는 '스타시스템'의 마력과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사빨'에 미치지 못하는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이야기 구조에 대한 불만.

한 영화 평론가는 "김은숙 작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라며 "재치 있는 비틀기와 무책임한 우연 및 앞뒤 맥락 생략은 구별되어야 하는데, < 시크릿 가든 > 의 세련된 비틀기는 사라지고, 앞뒤 맥락의 난데없는 생략 및 우연적 상황의 난입만 도드라지네. < 신사의 품격 > 은 김은숙 작가의 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라는 혹평을 내놨다. .

이 평론가는 또 " < 신사의 품격 > 에 시크릿 코드는 김하늘임에 틀림없다. 그녀는 유령일 것이다. 장동건이 앉아 있는 곳, 걸어가는 곳, 시비 붙는 곳, 야구하는 곳마다, 그녀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우연의 우연의 우연의 우연이랄까. 무섭다. 귀신이 아니고서는..."이라며 빈번히 등장한 우연을 비꼬기도 했다.

또 다른 평론가는 "장동건 뻣뻣하네요. 텔레비전 연기 감각이 많이 상했나보다, 라고 말하고 나니 장동건이 텔레비전에서 연기하는 걸 본 기억이..."라고 말했고, 한 방송가 관계자는 "'신사의 품격', 쉽지 않겠다. 삼성이 올해 5할 못하는 심정을 이해할 듯"이란 평을 내놨다.

< 신사의 자격 > 의 꽃중년 4인방.

ⓒ SBS

< 섹스 앤 더 시티 > 보단 '일드'가 더 닮았는데?

뚜껑을 연 < 신사의 품격 > 은 '40살 남자 네 명의 사랑이야기'란 외형만 보면 한국판 < 섹스 앤 더 시티 > 를 언급하고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던져 준다. 여기에 "진하고 야한 사랑이야기"가 될 것이란 김은숙 작가의 전언은 그러한 기대를 갖게 만들어줬다.

반면 건축가·변호사·카페 주인인 23년 지기 네 남자가 펼쳐나가는 사랑이야기는 분명 주인공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가능성을 잉태하고 있다. 주인공인 김도진(장동건 분)과 서이수(김하늘 분)가 지속적으로 마주치는 '인연'을 묘사한 1회는 그래서 더더욱 산만해 보였다. 우연보다는 김도진의 나레이션에 시간을 뛰어넘는 생략과 비약의 편집이 매끄럽지 못 했다랄까.

주로 선 굵은 연기에 주력했던 장동건의 뻣뻣한 느낌에 대한 지적도 타당해 보였다. '버럭'을 즐기는 '완벽한 까칠남'이야말로 김은숙 작가의 주력상품이지만 1회에서 장동건의 연기 만큼은 워밍업에 가깝다는 느낌을 전해줬다. 12년 만의 TV 복귀인지라 오히려 시청자들이 낯설었던 걸까.

1회는 서이수에게 첫 눈에 반한 김도진과 김도진의 친구를 짝사랑하는 서이수의 관계가 시작됐음을 알려왔다. 1회만 놓고 봐서는 매회 달라지는 에피소드식 구성을 취하는 '미드' < 섹스 앤 더 시티 > 보다는 다수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연속 드라마 형식의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일드' 느낌이 강했다. 과연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코미디와 판타지를 완벽하게 결합했던 < 시크릿가든 > 의 수준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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