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슬픈 현실..<더킹투하츠> 결말의 꿈은 이루어질까?

2012. 5. 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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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준상 기자]

24일 종영한 드라마 < 더킹 투하츠 > 의 두 주인공 하지원과 이승기

ⓒ MBC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정으로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 더킹 투하츠 > . 이승기·하지원이라는 시청률 보증수표를 캐스팅한 출연진, < 베토벤 바이러스 > 를 연출한 이재규PD와 홍진아 작가라는 정상급 제작진의 결합은 시작부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진용보다 더 주목할만한 것은 이 드라마의 소재였죠. 입헌군주제인 남한이 여전히 북한과 대치 중인 상황에서, 남한 왕자와 북한 특수부대 여군의 사랑 속에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은 가장 민감한 소재 중 하나인 남북관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 더킹 투하츠 > 가 꿈 꾼 남한과 북한

24일 방송된 < 더킹 투하츠 > 마지막회. 미국은 김봉구(윤제문 분)의 계략에 따라 북한을 향한 공격을 결정하고, 왕 이재하(이승기 분)는 한미관계를 위해 북한에 대한 전면공격을 대비한다고 발표합니다. 북한도 "한국과 미국이 공격하는 즉시 서울에 폭격을 가한다"면서 전쟁위기가 고조되죠.

이때 남한의 왕인 이재하는 사랑하는 여인 김항아(하지원 분)를 비롯해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북한과 담판을 벌이기 위해 비공식 회담을 엽니다.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김항아. 이성을 잃은 북한 지도부를 향해 전쟁의 명분을 잃게 하기 위한 '남과 북의 결혼'을 제시한 이재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결국 김항아의 활약과 북한 지도부의 결정으로 이재하의 제안은 받아들여집니다. 그리고 북한은 방송을 통해 미국의 공격 결정에 대해 공격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며 전 세계를 향해 전쟁이 날 경우 자신들은 피해자임을 알리게 되죠. 그리고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이재하와 김항아의 결혼으로 남북한은 전쟁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납니다. 김봉구 또한 종신형의 벌을 받습니다.

< 더킹 투하츠 > 가 꿈 꾼 남한과 북한은 '소통'과 '평화'였습니다. 그 누구의 개입도 없이 오직 한 민족끼리의 소통을 통한 진정한 평화 말이죠. 물론 그 전제로는 남북한의 정치적 수뇌부가 모두 자신들의 기득권 보다는 진짜 평화를 바란다는 것이 깔려 있었습니다. 서로 간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마지막회에서 결혼식을 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

ⓒ MBC

단 한 순간에 모든 것이 사라질 수 있는 전쟁의 위협을 힘이 아닌 소통과 사랑, 신뢰로 정면돌파한다는 것은 적어도 남북한의 대치상황이라는 현실 역사에서는 단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남북한은 대화가 단절된 상태로 끝을 알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드라마에서도 평화는 쉽지 않았습니다. 평화를 거부하고 이익만을 대변하는 클럽M이라는 단체가 끝을 모를 탐욕으로 그 평화를 가로막기도 하고, 남북한 국민들도 적으로 지내왔던 시간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모두 현실에서 존재하거나 혹은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죠.

< 더킹 투하츠 > 는 판타지입니다. 허구지요. 하지만 드라마가 보여준 것은 엄연한 현실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 아픈, 우리가 속한 세상의 이야기였죠. 그 이야기 속에서 < 더킹 투하츠 > 는 꿈을 꾸었습니다. '남북한이 이렇게 멋지게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드라마의 판타지는 끝났지만 우리들의 현실은 계속된다

우리는 늘 국외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와 전쟁 위협 등을 보면서 '저런 나라에서 어떻게 마음 놓고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북한과 함께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엄연히 '휴전 중'인 상태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뉴스를 보고 생각하듯이 그들도 우리를 보며 '어떻게 마음 놓고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50년 넘게 다시 전쟁이 나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 우리는 현재의 평화에 너무도 익숙해졌습니다. 전쟁은 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만 단 한 순간, 단 한 사람의 판단으로 당장 1초 뒤에 일어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북한의 잦은 위협 속에서도 전면전이 이루어진 적은 없기에 몸과 생각이 어느덧 적응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었듯 전쟁의 위협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전쟁은 스릴 있게 지켜볼 수 있지만 현실에선 지켜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죠. 판타지는 끝났습니다. 이젠 현실입니다. 판타지가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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