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9호선, 급한불 껐지만..첩첩산중

김명지 기자 2012. 5. 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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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지난달 14일 "지하철 9호선의 기본요금을 500원 인상하겠다"고 기습 공고한지 26일 만에 서울시에 '백기'를 들었다.

서울시는 메트로9호선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협상재개를 선언했지만, 양측의 향후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하철 9호선 실시협약 내용을 포함해 요금인상권한에 대한 법리적 해석에 대한 관점까지 이견이 큰 탓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 사업자인 메트로9호선은 9일 오후 1시 9호선 전 역사와 인터넷 홈페이지에 '9호선 고객님께 드리는 사과 말씀(사진)'을 게시하고, 당초 다음 달로 예정한 요금인상안을 잠정 보류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이 같은 결정은 메트로9호선이 요금인상에 반대하는 '여론'에 과태료, 사장 해임, 사업자 지정 취소까지 이어진 서울시의 전방위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결정은 정연국 사장의 해임 청문회를 하루 앞둔 8일 긴급 이사회에서 이뤄졌다.

시는 요금인상 여부와 함께 적자 보전 규모 등에 대해 메트로9호선과 원점에서 논의한다고 밝혔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그동안 언론과 의회 등을 통해 제기된 문제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예 2005년 실시협약서를 재검토해 요금표를 아예 새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메트로9호선의 생각은 다르다. 2005년 실시협약에 보장된 내용을 지켜야 한다는 것. 메트로9호선은 "민자사업자의 자율 요금인상권이 실시협약에 보장돼 있다"면서 "제반 법령 해석에 대한 이견들은 다음에도 법률적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 측은 "(협상은) 법리적 해석만 따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1년 이상의 실적을 갖고 협약 내용을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반박했다.

향후 요금 결정권을 둘러싼 법리적 해석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정연국 메트로9호선 사장을 해임하는 권한도 논란거리다. 이 날 윤 본부장은 "앞으로 협상에서 메트로9호선의 자세 등을 보고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선을 그은 상태. 메트로9호선은 "사장 해임은 시장이 권고만 할 수 있을 뿐 실질적 권한이 없다"고 주장한 것과는 배치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 사업을 아예 매입하는 부분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다. 윤준병 도시교통본부장은 "메트로9호선 협약을 검토하고, 상대(메트로9호선)의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 정할 것"이라면서도 "(지하철 9호선을) 민자사업으로 계속할 것인가 부분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메트로9호선 협상을 통해 민자사업 전반의 문제를 되짚을 계획이다. 시는 김상범 행정 1부 시장 아래 도시교통본부와 감사관, 기획조정실, 대변인이 참여하는 민자사업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시는 현재 지하철9호선과 우면산터널 등을 민자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강남순환도로, 용마터널, 서부간선도로, 우이~신설 경전철 등을 민자로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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