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목마른 시장에 단비 되나.. 정부 내주쯤 부동산 활성화 대책 발표
정부가 다음주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투기지역 해제를 포함한 부동산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장기간 침체돼 있어 '투기'의 상징인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집값 급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따라서 남아있는 부동산 규제를 모두 풀어 침체된 부동산시장의 불씨를 살려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할 경우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는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2일 서울 강남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송파 잠실 지역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뒤 여러 건의 문의가 있었다"며 "그동안 매매가격이 워낙 떨어져 있었고 거래 자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숨통은 트이지 않을까 기대되지만 좀 더 획기적인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11 총선 이후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개포 주공 재건축단지는 이미 일부 집 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재건축 규제의 고삐를 쥐고 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주 개포주공을 방문해 "소형 의무건설 비율에 대해 주민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힌 뒤 호가가 5000만원까지 뛰었다. 개포 1단지 공인중개사는 "총선 이후로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며 "매수인들은 금액이 오르니까 주춤하고 있고 매도인들도 가격이 빠져 있다가 분위기가 좋으니까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0.22% 올라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거래 활성화 대책'에 소극적이던 새누리당도 사실상 '수용' 쪽으로 바꿨다. 이주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은 정부가 하자는 대로 추진할 생각"이라며 "사실 투기지역 해제는 법률 개정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하는 사안이므로 당이 왈가왈부할 성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음주 후반쯤 발표될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에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가 포함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그동안 총선을 의식해 부동산 규제 해제에 부정적이었던 새누리당은 DTI 완화, 부동산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규제완화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효과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재테크팀장은 "투기지역 해제는 수요자 자금 마련 요건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시장 회복을 위한 강력한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시장 침체가 워낙 심각해 정부의 지속적 거래 활성화 노력과 서울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번지 채훈식 부동산연구소 실장은 "투기진원지였던 강남의 투기지역 해제는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기 때문에 매수자가 실질적으로 유입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7 부동산대책, 지난해 8월 양도세 중과세 폐지설 등이 나올 때도 반짝 반등했으나 다시 일주일 만에 하락했기 때문에 이번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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