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총선 후 정책 확 바뀐다..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가 신호탄
4·11 총선이 끝나면서 18대 국회에서 묵혀뒀던 부동산 대책이 처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가장 관심을 끄는 정책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2년간 부과 중지 등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여당이 2009년부터 법안 발의를 통해 추진해왔지만 야당이 논의조차 거부하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완화는 국회에 상정조차 못 했다.
그러나 19대 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여섯 차례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지만 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을 정도로 침체 골이 깊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더욱 강력한 카드를 원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다.
강남3구 투기지역이 풀리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상한이 기존 40%에서 50%로 올라 대출 가능 금액이 높아진다.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양도세율 10%포인트 가산이 적용되지 않아 부동산을 매매할 때 세금 부담이 줄고 거래 후 15일 이내에 주택 거래 내역을 신고해야 하는 의무도 사라진다.
전국에서 강남3구에만 유일하게 적용되던 투기지역이 풀리면 부동산 거래를 살리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바닥 논란이 한창인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 강남 일반 아파트, 강북, 수도권 지역으로 파급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 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은 "법률 개정이 필요 없는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는 빠른 시일 내 시행될 수 있다. 바닥 논란이 나오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파급력이 가장 큰 정책인 만큼 매수 여력이 커진 실수요자들이 대거 부동산 매매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4월 17일 매경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에서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로 DTI가 완화되더라도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동안 투기지역 해제에 반대하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가계부채가 고민이지만 DTI를 풀면 오히려 가계부채가 줄어든다는 견해도 있어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세제 개편, 비과세 상품 노려볼 만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외에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취득세 감면,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정도다. 일시적 2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1주택자가 다른 주택을 사서 2주택자가 되면 2년 안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양도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가 막혀 2년 안에 집을 팔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양도세 비과세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물론 이런 대책 보따리를 풀어도 얼어붙은 주택 거래가 살아나긴 쉽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새누리당이 정책적으로 좌클릭한 상황이라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 어려운 입장이어서 연말까지는 거래 부진, 가격 약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임대주택사업자 지원방안도 관심을 끄는 정책이다. 새누리당은 기업형 임대사업자 육성을 위한 세제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경우 세액공제를 통해 사업수익을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거용 오피스텔 세입자에 대한 저금리(2~4%) 전세자금 지원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만큼 임대사업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는 뜻이다. 일시적 2주택자들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제 개편도 재테크 시장의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융소득 과세 강화부터 서둘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모두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하향과 주식양도차익, 파생상품거래 과세 등에 대해 시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4000만원에서 2015년에는 2000만원까지 낮춘다는 방침이다. 민주통합당 역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을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비과세 혜택이 많은 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54호(12.04.25~5.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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