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사업의 겉과 속] ③ 민자사업 위기 '정보공개'가 답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 등 몇몇 민자사업 사례를 놓고 사회기반시설에 민간투자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민자사업을 하면 정부는 당장 큰돈을 들이지 않고, 시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민간의 효율성을 통해 획기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에서 AMP, 제너럴일렉트릭(GE), 랜드리스 등 주요 연기금 운용기관 등 기관이 인프라펀드를 구성해 투자하고 있다. 최근 물의를 빚은 맥쿼리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민간투자사업을 담당하는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민간투자사업의 취지는 민간의 창의와 자본을 도입하는 것"면서 "국내 인프라사업에 투자한 외국 기업의 지분 구성을 보면 우리 기업들이 80% 이상 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외국 기업들의 참여를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담합과 밀어주기'가 횡행하는 건설업계 관행과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정보공개를 꺼리는 민간기업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9호선 14공구 공사비는 일반발주 보다 25%가량 높게 계약됐다. 일반 경쟁입찰의 평균 낙찰률이 64%라면, 턴키공사 14개의 전체 평균 낙찰률은 88.9%에 이른다. 이중 낙찰률이 높은 5개 공사의 평균 낙찰률은 수의계약이나 마찬가지인 98.3%다. 지하철 9호선은 903공구와 909공구 등 2개 공구에 대해 담합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71억원을 받기도 했다.
인천공항철도는 실제 수요가 예측의 7%에 불과했고, 30년 동안 연평균 4610억원, 총 13조원 이상의 국고를 낭비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1년 인천공항철도의 실적은 일평균 11만명으로 MRG에서 협약한 49만명의 22.3%에 불과하다.
이를 차단하려면, 정부 조달절차를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개방해야 한다. 수요예측 실패 등으로 비용이 늘어나는 등 사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설계 감리 시공회사에 시민이 직접 피해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떤 공사가 언제 입찰이 이뤄졌는지 제대로 살피기 쉽지 않은 만큼 정부와 지자체는 공사 입찰과정에 시민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전문가의 의견이나 관점도 중요하지만, 실제 이용하는 사람과 돈을 내는 사람은 시민이다.
미국은 대중교통 건설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제정한 '종합유상교통효율화법'에서 주요 투자에 대한 연구에서는 반드시 협의과정에 일반 시민의 참여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대중교통 이용자 위원회를 구성한 경우도 많다. 영국 런던은 '대중교통이용자위원회'가 있고, 미국 뉴욕시의 '대중교통이용자위원회'는 정책담당자와 업계에 질문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정책권한까지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 만큼 민간투자사업법에 따른 투자는 공기업법에 준하는 정보 공개를 해야 한다"면서 "공공의 필요에 의해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협약 갱신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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