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경쟁체제 도입 쟁점은.. 국토부 "만성적자 해법" vs 코레일 "민간기업에 특혜"
한국철도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수서발 KTX 노선 운영권 민영화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정부는 코레일의 방만 경영과 만성적인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KTX 경쟁체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코레일과 시민단체들은 민간기업에 특혜를 주는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경쟁체제' vs '민영화'=국토해양부는 수서발 KTX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권만 넘기는 것이기 때문에 민영화가 아니며, 코레일이 독점하는 철도운송시장을 경쟁체제로 개편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항이나 항만은 국가가 건설·소유하고, 항공사나 해운사 등 민간이 운영하는 시스템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코레일과 시민단체들은 시설 소유권 외에 차량과 노선을 운영하는 사업권을 민간에 넘기는 것도 민영화의 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철도운영만 하는 코레일 업무가 지역적으로 분할돼 별도 민영철도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방만한가=정부는 코레일의 누적부채가 1993년 1조5000억원에서 2010년 9조7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부실이 쌓이는데도 매표업무를 맡은 직원 연봉이 6000만원에 이르는 등 자구노력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코레일은 적자의 원인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지 방만 경영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코레일의 2010년 누적부채 9조7000억원 가운데 적자누적으로 인한 부채가 3조5000억원이며, 철도차량, 역사 등 운영자산 인수로 인한 부채가 6조2000억원이다. 정부가 지적한 코레일의 임직원 인건비는 2008년 2조989억원에서 2010년 1조8905원으로 오히려 줄었다고 반박한다.
◇경쟁체제로 요금 내려가나=국토부는 경쟁체제 도입시 첫해인 2015년 서울∼부산간 코레일 요금이 6만9500원에서 2029년 11만3300원으로 오르는 반면 민간의 수서∼부산 요금은 5만5500원에서 2029년 7만8100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노선 요금이 기존노선에 비해 20.1% 낮게 시작해 2029년에는 31.1%가량 싸진다는 것이다. 이는 민간의 효율적인 운영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코레일은 건설부채와 지선철도 적자 등은 코레일이 떠안고, 적자 걱정 없는 수서발 노선을 민간에 주는 건 형평에 맞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지하철 9호선처럼 요금이 인상되지 않을까=지하철 9호선은 민간 사업자가 일부 기반시설을 투자했기 때문에 보조금이 없으면 요금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이지만, KTX는 요금제한이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영국 등 해외에서도 철도 민영화 결과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반론이 많다.
노석철 기자
<goodnews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