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조정 Easy Oar]바닥에 나노돌기? 과학으로 젓는 조정
[데일리안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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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에서도 표면을 매끈하게 처리하는 대신 나노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 2013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조직위 |
한국은 하계·동계 올림픽 메달 순위에서 10위권을 차지하는 등 명실상부한 '톱10'으로 자리 잡았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과 각축을 벌이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에 이어 '2인자' 자리를 확고히 했다.
하지만 한국을 스포츠 선진국으로 부르기에는 아직 모자람이 있다. 스포츠 강국이긴 하지만 기초종목의 경기력이 너무나 떨어지는 탓이다. 메달 획득 현황을 보면 특정 종목에 집중될 뿐, 육상이나 수영 같은 기초종목이나 카누나 조정 같은 수상 종목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 스포츠계는 오래전부터 기초종목과 수상종목을 중심으로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실력 향상에 힘써왔고 수영의 박태환 같은 결실을 맺기도 했다.
현재 한국 조정계 역시 '2013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최를 계기로 조정의 과학화를 통한 세계 중위권 발돋움에 힘쓰고 있다.
특히, 중국이 낙후된 조정 발전을 위해 10년 이상 집중 투자,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따낸 것에 자극을 받았다. 또 일본에서는 세계 최초로 물살을 자유자재로 일으킬 수 있는 실내 조정훈련장을 만들어 물살과 싸우며 노를 저을 때 모든 동작을 촬영, 분석하는가 하면 화면을 통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가상 레이스를 벌일 수 있는 등 모든 과학을 총동원하고 있다.
아무래도 조정 종목은 수상 스포츠다보니 물과 마찰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수영 종목에서 조금이라도 마찰을 줄이기 위해 선수들의 수영복을 첨단 소재로 만드는가 하면 지금은 금지됐지만 전신 수영복까지 나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정 종목 역시 마찬가지다.
수영이나 조정이나 물에서 벌어지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원리도 비슷하다.
과거에는 물에서 조금이라도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표면이 매끈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돌고래나 상어 같은 물속 생물을 관찰한 결과 피부 조직에 나노미터(Nanometer) 크기의 구멍이나 돌기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 구멍이나 돌기는 헤엄칠 때 부분적인 잔물결을 일으켜 물과의 저항을 줄인다.
때문에 조정에서도 표면을 매끈하게 처리하는 대신 나노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런 나노구조를 조정 보트 바닥에 이용했고, 그 결과 중국은 지난 2005년 조정 월드컵 영국시리즈 여성 에이트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러한 과학은 비단 수영이나 조정뿐만 아니라 속도 종목을 겨루는 모든 스포츠 종목으로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조정을 보면 의자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보통 보트의 의자는 고정되어 있는 반면, 조정의 의자는 바퀴가 달려있어 슬라이드식으로 움직인다. 의자가 슬라이드식으로 되어 있는 것 역시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함이다. 조정 보트의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노를 물에 넣고 뒤로 미는 스트로크 동작이 강하게 이뤄져야 한다.
바로 슬라이드식으로 되어 있는 의자가 선수들로 하여금 팔 뿐 아니라 다리와 온몸을 모두 이용해 노를 당길 수 있게끔 도와주면서 강하게 노를 저을 수 있도록 한다.
조정과 카누가 다른 점은 노를 젓는 방식과 노의 형태다. 카누는 노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노 젓는 선수가 앞을 보고 가지만 조정은 앞을 등지면서 노를 젓게 되고 노도 고정되어 있다.
노를 젓는 사람의 방향과 노가 고정되어 있고 않고의 차이 역시 과학이 적용된다.
조정은 긴 노를 온몸으로 젓는 방식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속도를 내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도가 붙는 방식이라 장거리에 유리하다. 또 노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 외에도 지렛대의 원리까지 적용, 카누보다 적은 힘으로도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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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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