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소득세 구간 높이고 비과세 축소..중립적 개편"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 고민중"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소득세 구간은 상향조정하고 비과세 감면은 축소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부 정치권이 요구한 법인세 인상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확인했다.
박재완 장관은 16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 강연을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소득세 세수가 낮기 때문에 소득세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며 "세율이 낮아서라기 보다는 광범위한 비과세 감면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의 경우 1가구 1주택 이하라면 비과세가 되고, 소액주주가 상장된 주식을 매매해 양도차익이 생겨도 비과세라는 것이다. 또 근로소득자 42%가 면세점 이하인 반면 소득 상위구간 1%가 내는 소득세가 상당해 소득과세가 한쪽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과세구간 조정을 검토하고 비과세 감면도 조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세수 중립적인 세제 개편을 하겠다"고 말했다.
법인세에 대해 박 장관은 "선진국에서는 모두 인하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법인세를 더 올리는 정책방향은 맞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또 가업상속세의 경우 "상속세가 50%나 되기 때문에 상속을 3대까지 하면 남는 게 9분의 1 밖에 없다"며 "지나치다는 주장에 공감하고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좀 더 완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불거진 강남 3구 투기거래지역 해제와 양도세 중과세 폐지 등 주택거래 활성화 추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 언급 없이 고민중이라고만 밝혔다.
박 장관은 "지방은 주택거래가 상당히 있었지만 수도권쪽은 침체돼 있는 상황"이라며 "매매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많은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어떻게 하면 거래를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해 정부는 고심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 경기에 대해서는 둔화세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전체적으로 실물쪽에서 생산활동 동향, 중소기업 가동률, 인력현황 등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라며 "수출도 자동차와 석유 완제품 등의 선전에 힘입어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회복세가 V자가 될지, L자가 될지 모르지만 한국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며 "억지로 부양책을 쓰거나 통화량을 늘리는 양적완화 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활력을 유지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하는 조찬간담회에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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