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이 야간 청소로, 파출부 월급 쪼개 모은 돈 편취한 일당들 검거

2012. 1. 2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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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노인 83명에게서 12억7000만원을 편취한 사기 혐의로 권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모(56)씨를 불구속 입건했으며, 달아난 공범 오모(55)씨를 지명수배해 행방을 쫓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복지재단을 빙자해 임대주택 접수비를 가로채는 일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벌인 끝에 피의자 일당 대부분을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사기 전과자인 권모(54)씨 등 4명은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번듯한 오피스텔 건물에 '국제호밍복지재단'이라는 유령단체 사무실을 차려놓고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 단체라며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라도에 숨겨진 조상 땅 700만평을 찾아 마련한 자금으로 복지사업을 하려고 한다"며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수백 세대를 반값에 사들여 일부를 영구임대할 계획이다"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않는 사업계획을 퍼뜨렸지만 주로 60∼70대 서민들이 몰려들었다.

이렇게 모집한 노인들을 상대로 권씨 등 피의자들은 회원 접수비 5000만원만 내면 서초구 반포동과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에 곧 입주시켜주고, 임대기간 20년이 되면 소유권까지 이전해준다는 로토같은 제안을 했다.

이들은 강의 시간표를 짜놓고 피해자들이 사무실에 방문할때마다 철저한 세뇌 교육을 했으며, 수십회에 걸쳐 일대일 상담을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철저하게 속였다.

소형 빌라에서 가족 8명과 함께 사는 김모(67) 할머니는 야간 청소일을 하며 평생 모은 4400만원을 회원 접수비로 내놨다.

전모(70) 할머니는 파출부 월급을 쪼개 모은 1330만원을 뜯겼으며, 정모(64)씨는 돈이 없어 장가를 못간 아들에게 신혼집을 마련해주려고 빌려뒀던 돈 5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경찰은 "최근 전세금이 폭등해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서민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하는 사기 사건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씁쓸해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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