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2.7 부동산대책 '빛좋은 개살구'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22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정부는 지난 7일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살리고 불안한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겠다며 대책을 내놓았다. 올들어 여섯 번째 나온 극약처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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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의 핵심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개구에 적용된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이었다. 이 대책으로 과거 투자 1순위로 꼽힌 강남 재건축 규제가 사실상 사라진 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도 폐지되면서 집을 가진 사람들의 선택 폭은 훨씬 넓어졌다. 이전 대책에 비해 훨씬 파격적이라는 게 시장반응이었지만 그만큼 정부에 대한 비난이 거셌던 것도 사실이다. 이름만 서민대책일 뿐 자세히 따져보면 특정계층을 위한 것 아니냐는 게 비난의 근거였다. 집없고 돈없는 서민에겐 별 '해당사항'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정부는 서민주거안정에 대해 공급이 늘고 거래 숨통이 트여야 결국 서민 부담이 줄어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전체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강남 재건축 시장 활성화와 다주택자에 제한된 규제를 풀어 주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도 "이번 대책으로 효과가 미흡하면 추가로 강남 3개구 지역에 적용된 투기지역도 해제해야 할 것"이라며 강남 거래 활성화에 사활을 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 논리대로라면 주택 거래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서민의 주거안정은 없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대책 발표후에도 여전히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대책 발표 후 잠깐 호가가 오르며 그간 침체돼 있던 시장이 잠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곧 호가가 내려갔고 거래는 뚝 끊겼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경기 침체로 실수요 유입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장 봐서는 강남 재건축 활성화가 서민 주거 안정으로 까지 이어지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오히려 여러채 가진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처분할 수 있는 기회만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밖의 서민 주거안정 방안으로 내놓은 대책에도 허점이 발견됐다. 무주택자가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당첨되고도 정작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최대로 받을 수 없거나, 전세난 해소를 위해 도입된 다세대 매입임대주택도 목표 실적에 크게 못 미쳐 사실상 효과가 미미하다. 이쯤 되면 서민을 위한다는 명분은 사실 '빛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치장만 요란하게 할 게 아니라 진정 서민을 위한 대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규제만 푼다고 해서 해결됐다면 대책을 여섯 번이나 내놓았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김동욱 (kdw128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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