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대책]타이밍 놓친 '초강수' 대책..면역력만 키우나 ?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양도세 중과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2년 중지 등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정부는 시장과열시 도입된 과도한 규제를 대폭 정비해 원활한 주택거래와 공급기반을 마련키 위해 그 어느때보다 초강수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올 들어서만 다섯 차례나 대책을 내놓아 시장의 면역력이 높아진데다 매번 한 타이밍씩 늦춘 발표로 기대심리를 한 풀 꺽이게 했다. 이와 함께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및 양도세 중과 폐지는 자칫 반서민 정책이라는 비판을 듣기 쉽상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세금을 줄여주고 규제를 풀어줄테니 집을 사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고 있다"며 "그러나 주택경기 뿐만 아니라 유럽발 금융위기 등 대내외적 환경이 부정적이어서 단기간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서민층 반발 일으킬 수도=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풀리면 분양권 전매가 완화된다. 공공택지의 85㎡ 이하 주택은 5년에서 3년으로, 그 외 주택은 3년에서 1년으로 전매 제한 기간이 줄어든다.
청약 1순위 자격 제한도 없어진다. 1가구 2주택자, 5년 이내 당첨 사실이 있는자, 2002년 9월 5일 이후 가입한 세대주가 아닌 자에게 적용되던 청약자격 1순위 제한이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 경우에는 이를 적용 받지 않게 된다. 또 지역 및 직장 주택조합의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지역 및 직장주택조합 조합원 선착순 모집 금지가 폐지되고, 조합원 자격기준 완화,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등의 규제들도 완화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이번 정책으로 분양권 전매기간과 대출 부담이 줄어들기고 부담이 덜해 청약 경쟁률을 높여 시장 거래 활성화에 어느 정도의 도움은 줄 수 있다"며 "다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고 부동산 시장도 투자 수요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돼 과거처럼 집값 폭등 등의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투기세력의 가수요를 자극하고 서민층의 반발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 폐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도입 7년만에 폐지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는 2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부과하도록 한 제도다. 다주택자 중과세가 폐지되면 현재 다주택자에게는 1주택자와 마찬가지로 양도세 기본세율(6~35%)이 적용된다.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는 주택 구매를 유도해 거래를 늘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다주택에 대한 세금이 줄어들어 주택 구입에 부담이 없어지므로 다주택 매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정부의 노림수가 깔려 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로 최근 시세 차익 대신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많아 임대사업을 하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정부도 8·18 대책을 통해 임대사업자 기준을 주택 1채 보유로 낮추고, 임대사업자가 거주하고 있던 기존 1주택도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해준 바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소형주택 쏠림현상으로 소형 매매가격 상승을 낳는 악순환 반복을 낳을 수 있다. 소형주택 쏠림현상으로 소형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또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더욱 힘들게 하는 악순환 반복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전셋값 상승 또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된 물량이 늘려 서민들의 고충을 더 가중시킬 수도 있다"며 "다주택자들이 주택임대사업을 위해 소형주택을 매입 전세로 내놓더라도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내놓을 일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대출조건이 완화돼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대출 부담을 전세 또는 월세로 돌리는 이들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경제 활성화는 일단 긍정적=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의 특징은 수요 부분 진작과 함께 공급측면에서도 건설업체의 위기상황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주택경기 침체 속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상환 압박과 신규 대출 중단에 따른 부도 고비를 간신히 넘기고 있는 고사직전인 건설업계가 과연 어느 정도 흡수를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임광토건, 고려개발 등 워크아웃이 진행된 상황에서 정부가 건설업계의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입법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회의 일정이 원활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거시경제 악화 등 시장여건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 업계 정상화를 위해 좋은 시그널이 될것이라 본다"며 "다만 연쇄 부도 공포에 휩싸인 상황에서 건설업계에 번져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다소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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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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