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작가 알랭 드 보통, "당신만 외로운 건 아니랍니다!"

현대인들은 다들 참 바쁘다. 덜 깬 눈을 비비며 차가운 새벽 공기 속으로 들어갔다 싶었는데 어느새 뉘엿뉘엿 하루가 간다. 어제가 지나고 오늘이 지나다 보면 문득 일하다가 인생이 끝나버리는 건 아닌지 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빠르게 흘려보내는 일상이지만 순간적으로 잊어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상념들이 문득 스칠 때도 있다. 이런 상념들을 흘려보내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상이 왠지 푸석푸석하다고 느낄 때마다 반복해서 음미하게 되는 책이 있다. '여행의 기술' '불안'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모두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42)의 책이다.
일상의 깊이 있는 상념을 글로 엮어내는 재능을 자랑하는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최초로 방한했다. 상념에 잠기기 위해서는 통상 내면으로 깊이 침잠해야 한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의외로 유쾌했다.
그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은 '당연히' 현대인의 외로움. 알랭 드 보통은 종종 현대인들의 외로움과 고민을 무겁지 않으면서 가볍지도 않게 끄집어낸다. "당신의 책을 읽으면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이 떠올라요"라고 말하자 웃음 가득한 보통의 얼굴이 갑자기 진지해진다. "맞아요. 내 책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정확히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같을 거예요." 그는 호퍼의 그림 속 주인공들을 보며 사람들이 고립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불투명한 유리를 사이에 두고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한다고 생각했다. 똑같은 느낌을 보통은 글로, 호퍼는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그리고 덧붙인다. "내 작품이나 호퍼의 그림을 보며 현대적 외로움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요. 당신도 그런 외로움에 공감하기에 이렇게 감명을 받는 거잖아요. 외로움을 공유할 수 있다면 외로움을 치유할 수도 있어요." "당신은 평범한 것을 소재로 글을 쓰잖아요. 일상의 사건들도 아름답지만 극단적인 충격과 공포, 아름다움 뭐 그런 걸 써볼 생각은 없어요?" 조금 무례한 질문을 던졌다. "수많은 문학이 죽음과 같은 극단적인 주제를 다루죠. 하지만 런던이나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은 일상이 아니죠. 내 주변에서 지금 일어나는 문제를 분석하고 논의하는 게 좋아요." 하지만 인생이란 게 워낙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극한 상황이 온다면 달라질 수도 있을 거라고. "인생은 기이한 일들이 쫙 깔린 절벽 위에서 펼쳐지죠. 만약 절벽에서 떨어지게 되면 그 경험을 글로 옮겨보겠죠. 하지만 내가 일부러 절벽에서 뛰어내릴 필요는 없어요." 다음 책 주제는 '아이들 키우기'요즘 보통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푹 빠져 있다. 그의 아이들은 7살, 5살이다.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아이들과 함께한다. "아이들이 뛰고, 싸우고, 먹고, 산책하는 일들이 곧 제 관심사예요. 돌봐야 하는 두 '생물체(creatures)'가 생긴 이후 삶이 좁아졌지만 기쁨도 더해졌죠." 최근 출간된 신간 서적의 주제는 종교. 다음 책은 아무래도 최근 가장 빠져 있는 주제에 대해 글을 쓰지 않을까.
"아이들에 대해 분명히 한 번 쓰긴 쓸 거예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린 시절 경험과 추억이 자아를 형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알고 있잖아요. 부모가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잘 이끌어줄 수 있도록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써보고 싶어요." [문희철 기자 reporter@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27호(11.10.19일자) 기사입니다] ▶ [화보] 김혜수 vs 김지우 `글래머 대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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