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 인도네시아 탄중푸팅, 오랑우탄을 만나다

이석희 2011. 10. 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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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석희]

오랑우탄은 말레이시아어로 '숲(hutan)에 사는 사람(oran)'이란 뜻이다. 유전자(DNA)도 인간과 97% 가량 일치해 영장류 중에서 가장 인간과 닮은 동물로 통한다. 지금 전 세계에서 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 슈마트라섬과 칼리만탄섬(인도네시아에서는 보르네오섬을 이렇게 부른다) 두 곳에서만 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984년부터 칼리만탄섬 남서쪽에 탄중푸팅 국립공원을 만들어 오랑우탄을 보호하고 있다. 지구에 남은 오랑우탄의 마지막 서식지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탄중푸팅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오랑우탄 무료 급식소

오랑우탄은 탄중푸팅 국립공원 원시림 깊숙한 곳에 살고 있다. 하여 사람이 정글 속에서 오랑우탄을 직접 목격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치료를 받고 야생으로 돌아간 오랑우탄이 하루 두 번 (오전 9시, 오후 2시) 먹이를 먹으러 내려오는 피딩 사이트에서 지켜볼 수 있다.피딩 사이트는, 치료를 받고 정글로 보내졌지만 100% 야생 오랑우탄에게 먹이를 빼앗겨 제대로 먹지 못하는 오랑우탄을 위한 일종의 무료 급식소다. 폰독 탕귀와 캠프 리키 두 곳에 있다.

폰독 탕귀 피딩 사이트는 하늘을 찌를 듯한 원시림 속에 인공으로 조성한 장소다. 무료 급식소라고 하지만 딱히 특별한 것은 없다. 높이 1mㆍ가로 5mㆍ세로 3m쯤 되는 큰 식탁(?)이라고 보면 맞다. 오랑우탄 재단 직원들이 식탁 위에 바나나를 한 배낭 풀어놓고 '우우우우우~웃!'이라며 신호를 보낸다. "밥 준비됐으니, 와서 먹어" 하는 신호다.

10분쯤 지났을까. 나무가 흔들리더니 여기저기서 작은 오랑우탄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금세 여남은 마리가 모여들었는데, 서로 눈치를 보거나 경계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작은 녀석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려와서 바나나를 손에 한 움큼 쥐고 잽싸게 나무 위로 올라갔다. 분명 무언가를 무서워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족히 150㎏은 넘어 보일 듯한 거대한 오랑우탄이 나타났다. 르욕이란 녀석이다. 판독 탕귀에서 가장 힘이 센 녀석이란다. 절대 강자이다 보니 먹는 것도 여유가 있었다. 식탁에 앉아 30분 넘게 느릿느릿 바나나를 먹었다.

▶ 절대자의 출현

폰독 탕귀에서 한 시간 배를 타고 가면 캠프 리키다. 이곳은 오랑우탄 연구로 일생을 바쳤던 비루테 갈디카스 박사가 1970년대 초반부터 연구와 치료를 병행해오는 곳이다.

피딩 사이트는 걸어서 30분 거리로, 캠프 리키에서 가장 크고 힘있는 '톰'의 만찬장이다. 여기에도 큰 식탁에 바나나가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 그런데 30분을 넘게 기다려도 톰이 나타날 기미가 없다. '허탕쳤구나'라며 발길을 돌리려는데, 톰이 캠프 리키에서 애인과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는 소식을 가이드가 전했다.

캠프 리키에 도착하자 갑자기 사람들이 '우와~' 탄성을 질렀다. 가이드도 "모두 뒤로 물러서라"며 연신 주의를 줬다. 누가 봐도 이 놈이 톰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을 만한 덩치의 오랑우탄이 10m쯤 앞에서 떡 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몸무게가 400㎏이 넘고 나이도 서른 살 가까이 된다고 가이드가 일러줬다. 이제껏 봤던 오랑우탄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톰의 덩치에 완전히 압도당한 사람들은 톰이 한 발짝 앞으로 다가오면 두 발짝을 물러났다. 톰이 '으르릉' 소리를 내자 사람들은 계속 뒷걸음치다 결국 톰에게 모두 길을 열어줬다. 역시 왕이었다.

▶리얼 야생 체험

탄중푸팅 국립공원 탐방은 대개 2박3일 일정으로 구성되는데 '클로톡'이라는 2층짜리 통통배 안에서 잠자리와 식사를 해결한다. 샤워는 강물을 길어서 사용한다. 흙탕물이면 최소한의 물로 '고양이 세수'를 감수해야 한다. 선수나 선미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면 침대가 된다. 전기는 없다. 전화도 터지지 않는다. 야생 그 자체의 생활이다.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리 나쁜 경험은 아니다. 은은한 촛불 아래에서 현지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는 것도 제법 낭만적이다. 선미에 누워 쳐다보는 밤 하늘은 정말 아름답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과, 깜깜한 밤하늘에 군데군데 은빛 얼룩을 묻히고 있는 은하수, 말 그대로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별똥별까지. 도시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수없이 많은 반딧불이를 봤는데, 여기 반딧불이는 우리나라처럼 날아다니지 않았다. 대신 강가에 늘어선 야자수에 딱 달라붙어서 크리스마스 트리 마냥 밤새 반짝거렸다.

◇여행 정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까지는 대한항공과 가루다 항공이 직항편을 운행한다. 약 7시간 걸린다. 칼라만탄섬에 들어가려면 다시 국내선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데, 팡칼란번까지 1시간20분 걸린다. 여기서 다시 비포장 도로를 20분쯤 달리면 작은 항구도시 쿠마이다. 쿠마이에서 클로톡을 타고 5분쯤 들어가야 비로소 탄중푸팅 국립공원 입구다.

탄중푸팅 국립공원 탐방 여행은 열대우림의 야생을 그대로 경험하는 일과 같다. 안락한 편의시설 같은 건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바르는 모기약이 특히 큰 도움이 된다. 10월 기후는 섭씨 30도를 약간 옷돌고, 요즘은 건기여서 비는 자주 오지 않는다.

탄중푸팅 국립공원 탐방 상품은 공정여행 전문 여행사 트래블러스맵(www.travelersmap.co.kr)에서 취급한다. 02-2068-2788~2799.

인도네시아=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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