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의 부동산돋보기]다주택자, 파격적 혜택 필요하다
최근 부동산시장을 보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이한 느낌이다.
1980년대 절대적인 주택공급 양의 부족의 시대를 지나 1990년대 1기 신도시 공급으로 안정을 찾았고 IMF로 위기도 맞았다. 2000년대 '질의 부족'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와 뉴타운개발로 인한 도심 빌라까지 가격이 상승하는 경험을 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유럽, 미국의 글로벌 경제위기와 침체된 내수경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작 등의 영향으로 주택 구매력이 감소했다. 중대형 매매시장 침체, 전세수요 증가로 인한 전세가격 급등, 전세상승압력과 안정자산선호로 소형아파트 수요증가로 인한 전세시장 초강세, 소형 매매시장 강세가 최근의 분위기다.
부동산시장이 투자수요에서 실수요로,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투자형부동산에서 임대수익이 발생하는 수익형부동산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복부인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부동산시장은 거주보다는 투자로만 인식되는 부작용이 생겼다. 투자와 투기를 동일시하면서 '다(多)주택자=투기꾼'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다주택자를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투기꾼 취급하면서 양도세 중과세(2012년 말까지 한시적 폐지)를 비롯해 각종 규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다주택자들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다주택자들에 의해 부동산 가격의 왜곡이 발생한 것은 맞다. 그러나 다주택자들 덕분에 전세제도라는 세계에서 유래 없는 가장 효율적인 서민주거 형태를 만들어 냈고, 건설경기 상승에 따른 국내경제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전세제도는 실제 집값의 절반가격만 내고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2년 동안 거주할 수 있고, 더욱이 원금까지 보장되는 주거제도다. 다주택자들은 거주하는 집을 제외한 나머지 집은 전세로 돌려야 하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전세물량 공급의 일등공신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최근 전세난의 가장 큰 원인은 더 이상 주택구입이 시세차익으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 크다. 여유가 되는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수를 줄이고, 수요자들이 신규분양을 받지 않거나 전세를 끼고 주택구입을 하지 않으면서 전세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서민들 입장에서 전세가격 상승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과 서민가계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급등하는 전세가격 때문에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하면서 국내 가계부채문제가 심각한 국가위기로 떠오르게 됐다.
이렇듯 전세문제는 서민경제와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근본적이고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보금자리 목표에만 매달리다가 부동산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민간주택 공급까지 줄었다. 공공물량, 민간물량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치게 된 상황에서 지금 전세를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여유가 되는 다주택자들이 주택구입을 늘려서 전세물량을 늘려주는 방법 밖에는 없다.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다주택자 중과세가 폐지됐지만 아직도 영구폐지가 된 것도 아니다. 일반세율이 적용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되지 않으며, 심지어 취득세 감면도 1주택자만 혜택을 주고 있다.
과거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던 시대에 만들어진 잘못된 정책을 상황이 변경됐음에도 아직도 남겨둔 것 자체가 문제다. 지금이라도 1주택자보다 다주택자한테 더 많은 파격적인 혜택을 줘야 한다.
양도세 중과세는 당연히 영구적으로 없어져야 하고 주택수가 많을수록 장기보유특별공제 외 추가공제를 더 해줘야 한다.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등 주택수가 늘어날수록 특히 미분양주택 구입은 더 많은 파격적인 감세혜택을 줘야 할 것이다.
이렇게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구입해서 전세를 놓을 수 있도록 해야만 단기간에 전세물량이 늘릴 수가 있고 급등하는 전세를 진정시킬 수가 있다.
인구구조, 경제상황, 국민들 인식을 감안하면 과거처럼 그런 집값 급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금은 정부에서 부동산가격을 자극하지 않을까 이런 소심한 걱정을 할 때가 아니라 다주택자를 위한 신속하고 파격적인 특단의 대책이 만들어서 여유가 되는 다주택자들이 추가 주택구입에 나서도록 해 줘야만 전세문제를 안정시킬 수가 있다.
이제는 다주택자를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키는 투기꾼이 아니라 전세를 공급해주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식변화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에 맞는 정책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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