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詩 순례] 걱정거리들

2011. 9. 2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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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브라우닝(1806~1861)내 마음 애태우던 작은 걱정거리들을나는 요즘 떨쳐 버렸습니다.망망한 대해 가운데에서일렁이는 바람결 속에서짐승들의 울음소리나뭇잎 스치는 바람소리새들의 노래붕붕대는 벌들의 노래 속에서.내일의 쓸데없는 모든 두려움을나는 멀리멀리 던져 버렸습니다.클로버 향기 휘날리는 풀밭 사이로새로 벤 꼴풀 사이로벗겨 놓은 옥수수 껍질 사이로나른한 양귀비 꾸벅꾸벅 졸고 있고나쁜 생각 사라지고 좋은 생각 떠오르는하나님과 함께 하는 푸른 들녘으로.

내일의 걱정거리를 떨쳐버리라고 노래하는 시인의 인생은 사실 난관 투성이였습니다. 8살 때 호머의 작품을 그리스어로 읽을 정도로 문학에 재능이 많았지만 15살 때 낙마사고로 척추를 다쳤습니다. 유일한 즐거움은 시 쓰기였지요. 39살 때 두 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이후 날아온 6살 연하의 로버트 브라우닝의 연서. '당신의 시집을 온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당신을.' 그녀는 자신의 장애 때문에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결국 '내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고픈 연민 때문에 사랑하지 말아주세요. 그저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주세요. 당신이 언제까지나 사랑할 수 있도록'이라며 청혼을 받아들입니다. 그런 아픔을 딛고 사랑을 이룬 그녀가 말합니다. "모든 걱정거리를 다 떨쳐버리고 하나님과 푸른 들녘으로 나가십시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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