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관 첫 영자신문 만든 동아리 '하빈저'

최은혜 기자 2011. 9. 2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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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쓰고 영어 공부하고..사회문제에 눈 떴죠"

[중앙일보 최은혜 기자]

송파 어린이도서관에는 도서관 소식을 알리기 위한 신문이 있다. 그것도 영어신문이다. 지역의 초등생과 고교생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아직 생소하게 다가오는 도서관 영자신문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도서관 신문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것은 이연우(대원외고 3)양이었다. 고교연합 영자신문 동아리 '하빈저'에서 활동하던 연우양은 "학생 신문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도 동아리에 들어가기 전까진 사회 문제에 대해 잘 몰랐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이 신문을 만들어보면 커서도 사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연우양은 '하빈저'가 초등학생에게 간단한 교육을 해주고 직접 취재·기사작성을 하게 한다는 내용의 강의계획안과 제안서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어머니가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던 송파 어린이도서관을 무작정 찾아가 제안서를 내밀었다. 자신이 동아리에서 만든 영자신문도 보여줬다. 이 도서관의 조금주 사서는 "제안서가 무척 꼼꼼하고 현실성이 있어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며 "전국 어린이도서관 중 최초로 영자신문을 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 첫 신문이 발행된 후 올 여름 두 번째 어린이기자단이 꾸려졌다. 연우양이 속한 동아리 회원인 윤순명·정규록(대원외고 2)·이순열(대원외고 3)군도 힘을 모았다. 총 20명의 초등생 기자단은 6~7명 정도가 한 팀을 이루고 각 팀을 고교생 언니·오빠가 지도하기로 했다. 팀은 보도부·기획부·문화부 세 팀으로 나뉘었다. 교육은 주 1회, 3주간 계속됐다. 먼저 신문의 종류와 제작 과정, 취재 방법 등에 대한 기초 교육이 진행됐다. 김도현(잠신초 4)군은 "인터뷰를 하기 전 자신이 누구고, 왜 취재하는지 미리 말하는게 예의라는 것과 인터뷰 대상에 대한 사전조사·질문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노하우를 배웠다"고 말했다.

 기자단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활동도 펼쳤다. 이성준(세륜초 6)군은 도서관을 방문했던 외국인 작가들에 대해 조사했다. 성준군은 "실제로 취재를 해보니 단순히 육하원칙뿐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등 취재할 게 굉장히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나희(버들초 3)양은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설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했다. 후보 항목을 적어 넣은 보드판을 들고 다니며 도서관 이용객들에게 스티커를 붙여달라고 했다. 나희양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건다는 게 처음엔 두렵기도 했지만 점점 자신감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하지만 최종 편집된 신문에는 나희양의 설문조사 결과가 실리지 못했다. 나희양은 그래도 "괜찮다"고 했다. "힘들게 취재한 내용이 빠진 건 서운했지만 대신 학교에서 사회과목 시간에 톡톡히 써먹었거든요. 취재하면서 배운 대로 설문조사를 해서 학교 숙제를 쉽게 해결했어요."

 기자단의 인터뷰 요청을 받은 조 사서는 어린이 기자가 야무지게 요구하는 자료를 이것저것 찾아주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그는 "각자 사진 촬영, 자료 조사, 질문 등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해온 모습이 기특했다"며 "열심히 취재하는 어린이 기자들의 모습에 흐뭇했다"고 전했다.

 취재가 끝난 후엔 영어로 기사를 쓰는 일이 남아 있었다. 서종민(잠신초 3)군은 "영어로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게 무척 어려웠는데 형들이 많이 도와줘 다행이었다"고 털어놨다. 어려운 표현이나 모르는 단어 등은 선생님 역할을 맡은 고교생들이 알려줬다. 어린이 기자단이 쓴 기사는 '하빈저' 회원들의 첨삭을 거친 뒤 송파 어린이도서관의 원어민 교사가 다시 한 번 교정했다.

 순명군은 "아무래도 초등학생들이 쓴 기사다보니 서툰 부분이 많아 수정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순열군은 "독자층이 일반 지역주민과 어린 학생들이어서 쉬운 영어로 써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신문을 만드는 과정이 어려웠던 만큼 학생들의 보람은 컸다. 어린이 기자들은 "신문의 마지막 페이지에 내 이름이 실린 것을 보고 뿌듯했다"고 입을 모았다. 나희양은 "부모님께 칭찬도 듣고 친구들에게도 신문을 보여줄 수 있어 기뻤다"며 "평소 자신 없던 글쓰기도 잘 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나희양은 내년에도 어린이 기자를 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부풀었다. 성준군은 "기사를 쓰는 동안 영어 공부도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어린이 기자단을 지도했던 '하빈저' 회원들도 보람되기는 마찬가지다. 순열군은 "내가 속한 지역사회에 실제로 공헌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연우양은 "미리 계획한대로 대부분 취재가 이뤄졌던 동아리 활동과 달리,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리기도 해 나에게도 좀 더 배우는 기회가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송파 어린이도서관은 내년에도 '하빈저'와 함께 어린이 기자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영자신문은 물론, 한글로 번역된 신문도 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 영어 기사를 음성파일로 만들어 듣기 교재로 활용한다는 구상도 하고있다. 규록군은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더 잘 맞게 재밌는 강의를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설명] 송파 어린이도서관 영자신문을 만든 어린이 기자와 고교 연합 동아리 '하빈저' 학생들이 직접 만든 신문을 들고 활짝 웃었다.

<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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