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混戰)의 민자역사, 개발 호재 되나?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서울 수도권 주요 민자역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잇따른 비리와 수익성 부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민자역사가 있는 반면 알짜 민자역사들은 인근의 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민자역사 사업은 '국유철도의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코레일이 민간자본을 유치해 역사를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자는 신축한 역사를 코레일에 제공하고 기타 상업시설을 소유하고 운영권을 갖는다.
민자역사 내에는 백화점, 극장, 대형마트, 대형서점 등이 들어서 쇼핑·문화 등 생활편의와 여가시설을 두루 갖추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역사라는 입지 특성상 대부분 환승역을 끼고 있어 지하철 이용객이 많고 주변 상권도 활성화된 곳이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인근 부동산 시세에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일부 민자역사 사업 '난항'=
그러나 최근 진행중인 민자역사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신촌역 민자역사는 상가 수요가 없어 보상 소송에 들어갔으며 안양 산본 민자역사는 파산에 직면해 법원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또한 개발 중 시행사의 비리나 각종 문제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민자역사도 있다. 창동 민자역사의 경우 잦은 시행사 교체 과정에서 불법대출 문제로 시행사 대표가 구속되는 등 문제가 이어지고 시공사인 효성은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다. 노량진 민자역사 역시 착공 전 사전분양을 이유로 코레일이 사업자와 사업추진협약을 취소했고 법정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등 일부 민자역사를 제외하고는 사업이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민자역사 사업이 전반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으나 잘되는 민자역사 인근에서는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며 "자금 사정이 탄탄한 대기업이 시행하고 주변 유동인구와 개발호재가 많은 지역의 민자역사 인근 분양단지들을 전략적으로 노릴 만 하다"고 말한다.
◆개발호재 많은 곳 시세에 영향 미쳐=
실제로 완공된 민자역사 인근 지역은 개발 이전과 이후의 시세 차이가 뚜렷하다.
지난 2000년 10월 착공해 2005년 12월 완공한 민자역사인 용산역 인근 아파트 시세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인근 용산 시티파크 1단지 아파트의 전용 114㎡형은 2005년 3월 8억6600만원이었던 시세가 2008년 12월에 10억1600만원, 상권이 갖춰지고 있는 2011년 8월 현재 13억원까지 치솟았다.
사업이 원활한 성동구 왕십리 민자역사 인근의 행당동 삼부아파트도 시세가 많이 올랐다. 전용 84㎡의 경우 2004년 1월에는 3억원이었던 매매가가 완공시기인 2008년 12월에는 5억 3500만원으로 80% 가까이 올랐다.
◆하반기 눈여겨 볼 '민자역사'=
지난해 완공된 청량리역 민자역사는 상권이 안정되면 인근 주변 아파트들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청량리 민자역사는 총 공사비 3700억원을 들여 코레일과 한화역사가 공동시행하고 한화건설과 롯데건설이 공동시공을 맡았다. 청량리 버스환승센터, 중앙선 철도, 지하철 1호선, 경전철 면목선(예정) 등이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로 유동인구가 풍부해 상권이 잘 발달돼 있다. 역사 내부에는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각종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 북부에는 의정부역 민자역사가 올해 말 완공, 내년 초 일반인들에게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의정부 민자역사에는 전국 두 번째 규모의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에 있어 벌써부터 인근 부동산 시장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의정부역 민자역사에 들어서는 신세계백화점은 경기 동북부에 위치한 유일한 백화점으로 희소가치도 높다. 내부에는 영화관, 대형마트, 서점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민간투자사업인 의정부 경전철이 내년 6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47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총 연장 11.076㎞, 15개의 정차장(차량기지 1개소 포함)을 만든다. 의정부 경전철의 이용객은 1일 약 9만9천명으로 추산돼 호재를 더한다.
국토해양부가 확정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사업 GTX의 3개 노선 중에 의정부~금정 노선이 있어 발전 가능성은 더욱 크다. 이번에 확정 고시된 연장 45.8㎞의 의정부~금정 노선은 청량리와 양재, 강남을 지나 수도권 동북부의 주요역으로 거듭거듭날 것 전망된다. 개통은 2018년 상반기 예정이다.
용산역 민자역사는 대규모 개발호재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국가공원 조성이 예정돼 있다. 최근 용산역세권 개발 정상화 방안으로 개발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여 용산역 일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업무지구는 최근 1조4000억원짜리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은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착공을 올해 들어가 2016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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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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