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바람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이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양도소득세 중과제도'의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양도세 중과제도가 부동산 시장을 왜곡해 거래 동결, 임대시장 위축 등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러 차례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점과 궤적을 같이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세제 개편안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를 담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조세연구원은 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양도세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발표자로 나선 박명호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사업용 토지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는 공급 감소를 초래해 가격을 오히려 상승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높은 세율의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해 자산을 계속 보유하면서 거래 동결효과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중과세율 때문에 시장에 매물이 줄면서 수요 감소보다 공급 감소가 더 커져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도 했다. 양도세 중과제도의 한시적 운영으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양도세 중과제도는 2004년 도입됐지만 내년까지 적용이 유예된 상태다. 박 연구위원은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제도 완화 조치를 일몰 연장하다보니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져 민간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부동산 가격 안정효과도 없어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비사업용 토지나 다주택자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유기간이 다른데도 양도소득이 같아 동일한 세금을 부담하면 보유기간이 긴 납세자가 불이익을 받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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