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재 백석대 디자인영상학부 교수 "화폭은 내가 경험한 하나님 사랑 담는 그릇이죠"

2011. 5. 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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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너머 보이는 또 다른 세상.

그곳은 밝은 빛으로 가득 차 있다.

꽃들이 보인다.

그중 백합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날아가는 하얀 비둘기 한 쌍도 어렴풋하게 보인다.

18일 충남 천안시 안서동 백석대학교 디자인영상학부 연구실에 걸린 이향재(51·여) 교수의 일러스트 작품 '은총의 신비'에 대한 설명이다.

이 교수는 기자에게 "어떤 느낌이 드세요?"라고 물었다. "편안한 이미지"라고 답했더니 "제가 이 작품으로 전하고 싶은 게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이어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성경이 전해주는 여러 가지 감정을 똑같이 느끼게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일러스트 작업을 통해 광고나 영상 도안을 만들기도 하고 작품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일러스트는 목적을 갖고 제3자에게 무언가 의미를 전달하거나 내용을 암시하기 위해 제작된 그림이다.

"일러스트는 광고에 많이 사용되죠. 길거리 여기저기서, 컴퓨터나 휴대폰을 통해서도 우리는 일러스트를 접할 수 있어요. 또한 순수 작품으로서 일러스트 전시회도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작가가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그는 자신이 그림에 항상 '신앙적 의미'를 넣는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도 '무엇을 그려야 할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그림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어느 날 시골길을 걷다가 답을 찾았다. "답답한 마음으로 걷다 문득 나무 그루터기를 봤는데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어요. 돋아나는 생명의 신비를 느끼면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가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나무와 꽃 등 자연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면서 창조의 신비를 작품에 담았다. 그리고 신앙의 깊이가 깊어지면서 성경 묵상 후 느낀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우리를 위해 죽으신 모습, 그리스도인이라면 거기서 숙연함, 처연함 외에 기쁨을 느끼잖아요? 그 감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거예요."

그는 신앙이 기반이 되면 '보는 사람 관점의 그림'을 더 잘 그릴 수 있다고 했다. "광고에 나오는 작품이든, 감상을 위한 작품이든 보는 사람에게 기쁨과 희망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기쁨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사람이라야 더 잘 담을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제자들을 지도할 때도 신앙을 기반으로 한다. 디자인영상학부 학생 중 크리스천 6명과 1주일에 한 번 소그룹 모임을 갖고 성경 공부와 기도, 삶을 나눈다. 더 나아가 그렇게 묵상한 것을 이미지로 표현해 오고 있다. 학생들이 신앙을 바로 세워 작품에 작가의 마음을 담을 수 있게 훈련시키는 것이다. 다음달 말 열리는 '2011 대한민국평화예술대전'에 학생들이 각자 완성한 '부활' '천지창조' '삭개오' 등 일러스트 작품을 출품할 예정이다.

이 교수 연배의 작가들은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는 데 주저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는 몇년 전부터 IT 관련 서적에 푹 빠져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표현하는 것을 더 익히기 위해서다. "홈페이지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기술을 익히면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고, 하나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는 거잖아요. 제가 게을러서 못 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니 계속 노력해야죠."

천안=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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