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랑스-이탈리아 낙농기업 출현 눈앞

박희준 2011. 4. 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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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프랑스 이탈리아 연합 유제품 기업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소렌토 리코타' 치즈 등을 생산하는 유럽 최대 최대 유제품 기업인 락탈리(Lactalis)가 '파르말라트 우유'와 과일 주스를 생산하는 이탈리아 파르말라트(Parmalat)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현재 파르말라트의 지분 29%를 갖고 있는 락탈리는 나머지 지분도 마저 사들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유제품 기업으로 부상하겠다는 복안이다.이탈리아 치즈 회사인 갈바니, 스페인의 라우키 등 10여개 브랜드를 인수해 덩치를 키워왔던 만큼 이번에도 인수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락탈리, "49억 달러에 사겠다" 제안

=락탈리는 지난 26일 파르말라트의 지분 71%를 주당 2.6 유로로 계산해 33억8000만 유로(49억3000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파르말라트측에 제안했다. 주당 가격은 파르말라트의 지난 12개월 평균 주가보다 21%를 더 얹은 금액이다.

락탈리의 제시가격은 파르말라트의 지난해 순익 2억8200만 유로의 16배다. 블룸버그 통신은 5억 달러 이상의 유제품 산업 인수가 순익의 20배 이하의 주가로는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락탈리는 대단히 '싼 값'에 파르말라트를 인수하려고 한다는 평가를 내렸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파르말라트 주가는 밀라노에서 2.58유로로 11%나 뛰어 일시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다른 인수제의가 들어와 가격이 더 뛸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몰려든 결과였다.

이번 인수 제의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갖기 위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직후 터져나왔다.

양국관계는 지난 몇 주간 팽팽한 긴장상태였다. 락탈리가 지난 3월 지분 29%를 취득했다고 발표하자 이탈리아 '챔피언'을 프랑스 다국적 회사에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보다 앞서 프랑스 명품기업인 LVMH 모에 헤네시 루이비통 SA가 이탈리아 불가리 SPA를 사들였다.

파르말라트는 지난 2003년 140억 유로의 손실을 내고 도산했으나 정부의 구조조정을 거쳐 2005년 10월 다시 상장됐다. 그래서 '추락한 천사'(fallen angel)로 부르기도 한다. 이름에 걸맞게 파르말라트는 43억 유로의 매출에 14억 유로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상장유지 등 당근제시=락탈리는 이같은 이탈리아 내부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다양한 당근도 제시했다.

우선 팔르말라트 사업 확대에 관심있는 동업자 참여를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파르말라트 본사를 이탈리에 그대로 두고 프랑스와 스페인의 우유가공 사업을 파르말라트 그룹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밀라노 상장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에마뉴엘 베니에(Emmanuel Besnier) 회장은 "우리는 성장계획을 갖고 있으며, 팔라르마트를 이탈리아 낙농업계의 기준이 되는 기업으로 만들 것"고 밝혔다.

베니에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 기업인 락탈리는 파르말라트 인수를 위해 주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것이라고 이탈리아 증권거래소에 신고했다.

크레디 아그리꼴SA, HSBC홀딩스, 소시에떼 제네랄,Natixis 등 4개 은행을 포함한 은행그룹으로부터 34억 유로를 대출받을 계획이다. 이 4개 은행은 지난 25일 락탈리와 협정문에 서명해 대출은 예정대로 이뤄질 전망이다.◆이탈리아 찬성으로 돌아선듯=베를루스코니 정부는 락탈 리가 지난달 파르말라트 지분을 취득하자 락탈 리가 파르말라트 경영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다.이탈리아 정부는 국유은행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한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허용했으며, 파르말라트의 주주총회를 6월말로 연기하도록 해 투자자들이 방어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파르말라트 지분 2.4%를 보유한 인테사 산파올로SpA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파르말라트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며, 국유은행인 카사 데포스티 에 프레스티티 SpA는 이탈리아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는 기업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도록 은행 정관을 변경했다.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말을 바꿨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로마에서 사르코지 대통령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쟁에서 단결할 수 있는 프랑스-이탈리아 대기업의 탄생을 환영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인수가 "적대적이지 않다"고 말해 모종의 타협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락탈 리가 파르말라트를 인수하면 이탈리아에서 입지를 굳힌 가운데서 세계 우유와 치즈 시장에서도 리더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런던의 MF글로벌의 애널리스트인 앤디 스미쓰(Andy Smith)는 "파르말라트 인수로 락탈리는 연간 1억 유로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락탈리는 지난해 94억 유로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약 60%가 유럽 밖의 지역에서 발생했다. 갈바니 브랜드와 프레지던트가 매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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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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