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자위대, 방사능 오염지內 '최후의 55명' 극적 구출

2011. 3. 1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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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북부 강진과 쓰나미 엿새째를 맞은 16일에도 기적적으로 구출된 사람이 등장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근처에선 미처 위험지역을 빠져나오지 못한 환자를 구출하는 작전도 이뤄졌다.

◇78세 맹인 할머니 4일 만에 구조돼=후쿠시마(福島)현 경찰은 미나미소마(南相馬)에서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78세 할머니를 구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할머니는 남편과 자녀 없이 지내다 쓰나미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할머니는 혼자 집을 탈출했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대피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할머니가 구조된 뒤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에도 75세 여성과 20대 남성이 각각 이와테현 오쓰치(大槌)와 미야기현 이시노마키(石卷)에서 극적으로 구조됐었다. 75세 여성은 92시간 만에, 20대 남성은 96시간 만에 구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 다니는 일본인 여대생 아키코(20)는 가족의 생사를 알 수 없어 슬퍼하다가 지난 14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가족의 생존을 확인했다. 그는 자갈밭으로 변한 마을에서 '모두 무사하다'는 표지판을 들고 있는 언니의 모습을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구조 활동 난항=자위대와 각국에서 파견된 구조대가 폐허로 변한 마을을 수색하고 있지만 추운 날씨와 방사능 물질, 여진 등으로 구조 활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이와테·미야기현 일대에는 눈이 내려 구조대가 외부 활동을 하는 데 지장을 받았다. 눈에 섞여 있을 수 있는 방사성 물질 때문에 구조대는 모자를 쓰고 수색 활동을 했다. 피난소 구호 활동도 각종 물자 부족으로 쉽지 않은 형편이다. 특히 의약품이 부족해 현지 파견된 의사들은 2차 질병을 우려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피해 지역에서 진료하고 돌아온 오사카적십자병원 의사 말을 인용해 "이대로라면 폐렴 환자가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뇨, 고혈압 환자에게 나눠줄 약도 크게 부족하다. 현지 의료진은 긴급 환자를 선별해 약을 처방하고 있다.

이와테현 가마이시(釜石)시의 피난처에선 독감이 돌기 시작했다고 시 재해대책본부가 밝혔다.

◇최후 55인 환자 구출=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육상 자위대는 15일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반경 20㎞ 안에 있는 오쿠마(大熊)초의 한 병원에 있던 환자 55명을 구출했다. 자위대는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두 차례 나눠 '작전'을 실시했다. 오전 7시쯤 1차로 환자 47명을 버스와 구급차에 나눠 실은 상태에서 방사성 물질 검출량이 하루 한계인 절반에 이르자 자위대원들은 현장을 떠났다. 2진이 현장에 도착한 건 오후 2시쯤. 자위대원들은 남아있던 8명을 구급차에 태운 뒤 병원을 빠져나왔다. 입원 중이던 노인 2명은 구출되지 못하고 숨졌다. 자위대원과 환자들은 몸에 방사성 오염 방지 물질을 뿌리면서 구출작전을 벌였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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