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부동산 정책? 'F'말고 점수 줄 게 없다"
[[오마이뉴스 선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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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말고 점수 줄 게 없네요."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 "점수 안 줄 수 없으니, 'D' 주겠습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이명박 정부 3년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담했다. 최근 전세 대란에서 보듯 이명박 정부 들어 서민주거안정이 크게 위협 받았던 게 큰 이유다. 친서민 주택정책이라는 보금자리주택 사업은 오히려 서민 임대주택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강부자'를 위한 정책은 이명박 정부 3년 내내 일관되게 이어졌다. 집값의 하향 안정화가 전세난 완화에 큰 도움이 되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일관된 부동산 규제·세제 완화로 투기 수요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집값 떠받치기'에 '올인'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건설업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 (GDP) 대비 건설업 비중을 줄여야 하는데도 구조조정은커녕 건설사 지원만 늘리고 있다. 이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큰돈을 쏟은 저축은행의 연쇄 영업정지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정책의 역주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민 주거 불안] 용산참사에서 전세대란까지, MB 부동산 정책이 원인
'용산 참사'는 이명박 정부에서의 서민 주거 불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09년 1월 20일 경찰이 서울 용산4구역 재개발 반대를 외치는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죽은 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재개발·재건축 완화 탓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8·21 대책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인허가 등 절차 간소화(사업기간 3년→1년6개월), 안전진단 횟수 축소(2회→1회), 2층 일반주거지역 층수 완화(15층→18층) 등이 이뤄졌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도시 외곽의 신도시가 아니라 기존 도심 내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도록 하는 9·19 대책과 함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각종 재정비 사업의 추진을 독려했다"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희생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는 이후 극심한 전세대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11·3 대책에서 경제 난국을 극복한다며 재개발·재건축을 할 경우 용적률을 대폭 완화(170~230%→300%)하고, 임대·소형주택 의무 건설 비율을 사실상 폐지했다.
'친서민 주택 정책'이라는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두고 전세대란에 기여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참여정부 당시 150만 호의 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수립됐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보금자리주택 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80만 호로 줄었다. 이마저도 이 중 20만호는 5~10년간 임대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사실상의 분양주택이다.
2007년 13만3120호에 달했던 공공임대주택 사업승인 실적은 2009년 7만7028호로 크게 줄었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도심에서의 급진적인 재개발 정책을 통해 소형주택이 대량 멸실되고 보금자리주택으로 임대주택 공급까지 줄어, 전세난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규제·세제 완화] "빚내서 집사라"... 다주택자와 건설사만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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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강부자를 위한 부동산 정책만 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지난 3년간 일관되게 다주택자와 건설사 등에게 유리한 세제 완화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펼쳤다.
부동산 세제 완화는 이명박 정부가 2008년 2월 출범 때부터 강조한 것이다.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 안정 정책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무력화가 대표적이다. 같은 해 12월 과세기준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높이고, 세율을 떨어뜨리는 종부세 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종부세는 껍데기만 남게 됐다.
이명박 정부는 또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명분으로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가격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높이고, 세율을 인하(9~36%→6~33%)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도 완화됐다. 지난 2·11 전세대책에서는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5년 이상 임대할 경우, 취득세와 5년간의 양도소득세를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은 '빚내서 집 사라'로 요약된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11·3 대책을 통해서 서울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해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투기로 이어진다는 지적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의 35%인 6882.91㎢의 면적이 대대적으로 해제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급기야 2010년 8·29 대책에서 참여정부 당시 집값 안정에 큰 기여를 했던 총부채상환비율(DTI, 부채가 소득의 일정비율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제도)을 서울 강남 3구를 제외하고는 한시적으로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변창흠 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규제 완화와 감세 조치는 부동산 가격을 상승 시킬 것"이라며 "이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주택 가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 PF 문제 확산되고 서민 주거 불안 심화
무엇보다 큰 문제는 앞으로다. 이명박 정부의 규제 완화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투기 수요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9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가계 부채 위험성 진단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3/4분기 말 한국 개인부문의 금융부채는 896조9000억 원에 달한다. 2009년 2/4분기부터 매분기 평균 15조6000억 원씩 증가하고 있다.
가계 부채 증가는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 탓이라는 게 김남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의 지적이다. 그는 "현재 가계 부채가 900조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며 "'빚내서 집사라'라는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집값 떠받치기' 정책을 위해 건설업 구조조정이 미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구조가 변화하는 시기인데, 이명박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에만 힘을 쏟고 있다"며 "향후 저축은행 영업정지 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가 확대되고, 서민주거불안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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