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는 '씽씽' 인도는 '엉금엉금'.. 왜?

2011. 1. 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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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호영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폭설이 내린 후 계속되는 한파로 인도 곳곳에 눈이 얼어붙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제설 대책은 차도에만 집중돼있다.

인천시와 부평구가 7일 밝힌 제설 대책을 정리하면, 눈이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 시 재난안전과와 도로과 담당 공무원들은 비상 대기에 들어가고, 눈이 많이 오면 도로(=차도)에 제설기기를 투입한다.

폭 20m이상 도로면 인천시종합건설본부에서 맡는다. 부평구는 20m 미만의 도로와 인도를 담당하게 돼있다. 하지만 문제는 제설 작업의 대부분을 차도에만 치중한다는 데 있다. 시나 구는 적은 인원과 제설기기로 차도를 제설하는 데도 벅차다는 의견이다.

지난 6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평4동 신트리공원 옆 인도. 지난해 12월 28일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빙판길이 돼 걷는 데 조심스럽다.

ⓒ 장호영

시 도로과 담당공무원은 "눈이 많이 왔을 때는 시가 맡고 있는 도로(=차도)를 제설하는 데만도 어려움이 많다"며 "인도는 구에서 담당하는 것이 맞지만, 지금처럼 집이나 상가 앞의 경우 주민들이 치우거나 그외 지역은 동 단위의 자생단체에서 치우는 방법밖에 없지 않겠느냐, 지금의 행정력으로 인도까지 담당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부평구 도로과 담당공무원도 "부평에는 고가도로가 많아 이 부분만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고, 지난해 1월 시의 지원으로 인도용 제설기를 구입했지만, '오토바이'형이라 보험처리도 안 되고 불편해서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설할 인원이 많지 않아 인도 제설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면 동 주민센터로 전하고 있지만, 동 주민센터에서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결국 예산을 들여 구입한 인도용 제설기는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있고, 인도 제설은 주민들이 알아서 처리해야하는 상황이다.

6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평4동 신트리공원 앞에서 만난 김아무개(65·갈산2동)씨는 "날씨가 추워서 눈이 온 지 오래됐는데도 녹지 않고 얼어붙어 길을 걸어 다니는 게 여의치 않다"며 "도로 제설도 중요하지만,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인도 제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평구가 지난 2006년 제정한 '건축물관리자의 제설·제빙 책임에 관한 조례'를 보면, 건축물관리자는 건축물의 대지에 접한 보도와 이면도로, 보행자전용도로 전체 구간(중앙선이 있는 경우에는 중앙선까지로 함)에 대해 눈이 그친 때부터 4시간 이내에 제설·제빙 작업을 해야 하며, 보행과 차량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도로의 가장자리나 공터 등에 눈을 옮겨 쌓아야한다. 야간에 눈이 내린 경우에는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치워야한다.

이를 지키지 않았다 해서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을 받진 않지만,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지 않아 안전사고나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민사상 책임을 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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