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손 검은 얼굴이 아름다운 이유는..

2010. 11. 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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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전도일 본부장]

◇김상복 강원 속초연탄쌀은행 대표 인터뷰

"일년에 딱 한 번 연탄 한 장, 쌀 한 줌이라도 기부하면 할머니들이 따뜻하고 배불리 먹을 수 있습니다" 지난 6일 토요일 오후, 강원 속초시 동해대로에서 5년째 ´속초연탄쌀은행´을 운영하면서 소외계층에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상복 대표(66)를 만난 자리에서 시민들이 좀더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울릉도가 고향으로 속초에 정착해 전파사, 유선 및 케이블방송을 운영했다는 김 대표는 자녀에게 맡기고, 7년째 자원봉사를 하면서 속초를 전국에서 제일 잘사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신념을 갖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연탄쌀은행은 지난 2003년 속초시장애인 후원봉사회를 태동시키면서 2005년 6월에 원주시 밥상공동체 허기목 목사의 지원으로 설립해 저소득층, 차상위 계층, 쪽방 거주자, 독거노인, 조손 가정을 비롯해 일부 기초생활수급자 등 1700여명을 대상으로 겨울철인 1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 가구당 200~300장의 연탄을 배달하고, 5~9월에는 금호동 중부점을 비롯해 영랑동 북부점, 청호동 남부점을 통해 연탄과 쌀을 배부하고 있다.

연탄은행은 설립 1년이 지난 2006년 5월 강원도의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해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쌀은행도 설립해 소외계층에게 최소한의 식량과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봉사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김 대표는 개인소유인 노학동 지하 1층을 포함한 3층 건물을 은행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고, 허기목 목사의 지원과 자신의 사비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2.5톤의 배달차량은 재경건설인들이, 1.4톤 차량은 강원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기증했고, 여기에 부인인 이삼옥(66)여사가 700만원을 지원해 마티즈 차량도 마련해 배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건물 지하에는 각계각층에서 지원한 쌀포대가 쌓여 있는 한편에는 2. 5, 10kg 등으로 포장된 쌀이 소외계층에의 배부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동마다 50여명의 노인들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10kg짜리를 나눠주고 있다고 밝혔다.

◇설악봉사회원과 속초여중 학생들의 연탄배달 현장

김 대표는 "연간 약 25만장의 연탄이 기증되어야 제대로 배부할 수 있는데, 수량이 부족할 경우 배부하지 못하면 추운 겨울을 나는 소외계층을 생각하면 안스러운 마음을 거둘 수 없다"며, 거듭 지역사회가 이들을 위해 신경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곳인 서울의 '꿈과 희망'이라는 단체는 매년 1만장씩 지원하고 있는데 일례로 은행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인사들의 활동이 부족하고, 회비를 내야 하는 운영위원들도 이름만 걸어놓고 있는 분들이 있다고도 해 운영에 상당한 애로와 어려움이 있음을 짐작케 했다.

또한 처음 이 일을 할때에 ´그 사람이 야망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냐.', '얼굴에 연탄가루를 묻히면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와 질투를 받기도 했다는 김 대표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시장에 출마한 후보자의 부인이 6년동안 자원봉사 활동을 한 것 갖고도 오해를 받기도 했다." 며 곤혹스러워 했다.

현재 은행에는 11명의 여성연탄나눔봉사회원과 남성설악봉사회원 10여명이 일선에서 연탄 및 쌀 배달의 자원봉사를 맡고 있는 데, 이날 마침 속초여중 학생 20여명과 함쎄 설악봉사회원들이 현장에서 1600장의 연탄을 6가구에 200~300장씩 직접 배달하고 있었다.

김 대표를 비롯해 윤의현 사무장, 이병선 설악발전연구소장(전 도의원)과 최서우(세무사) 회장과 회원들은 손과 지게를 이용해 릴레이로 배달, 적재하는 모습이었다.

늦가을의 추운 날씨에도 이마에 흥건히 땀까지 흘리면서 묵묵히 손에 검은 가루를 묻히고 있는 이들을 보면서 '검은 손이 아름다운 마음과 행동'이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으며, 특히, 학생들은 신세대답게 힘에 겨워도 발랄한 모습에 든든한 마음을 안고 돌아섰다.[속초/데일리안 강원=전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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