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도 '키친가든'서 채소를 기릅니다"

2010. 9. 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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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박익희 기자]

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장마가 길었다. 추위는 참아도 더위는 못 참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될 때면 심신은 지쳐서 갑갑한 도회지를 벗어나 숲과 계곡이 살아있는 대자연이 그리워진다.

장마와 강풍을 몰고 온 태풍 '곤파스'가 과수원과 채소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채소와 과일이 금값이 되어 장보기가 겁난다는 뉴스가 도시서민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옥상농원과 도심의 빈공간인 작은 텃밭, 베란다정원 등의 도심 공간에 고추, 상추, 가지, 방울토마토 등의 채소를 심고 기르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옥상에 각종 채소를 심어 가꾸며 길러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직접 농작물을 키우며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면서 농업의 가치와 소중함을 느끼고 정신적으로도 건강을 찾는다.

< 데일리안 경기 > 는 도시농업에 관한 모든 것을 기획시리즈로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 도시농업팀장 송정섭 박사와 정명일 박사(사진 왼쪽) 인터뷰 모습. ⓒ 데일리안

지난 16일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산실인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찾았다. 박사급 정예요원 10명이 도시농업에 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연구동이 소재한 건물에는 실내 베란다정원과 부착형화분, 스크린정원을 꾸며놓았다. 아파트 모형으로 만든 실내공간에는 부엌과 거실, 안방, 공부방,화장실 등 용도에 알맞고 효과가 뛰어난 공기정화식물을 심고 가꾸고 있었다.

연구동 건물옥상에는 여러 작물을 심어 옥상농원을 꾸며놓았다. 마당에는 여러 과제를 실험하고 시험재배하는 벽면 스크린 공간을 꾸며서 각종 화훼류를 심었다. 또한 화훼류 시설재배하우스에는 여러 가지 공기정화식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 도시농업을 개척하고 있는 도시농업팀에서 시험재배하는 벽면스크린 화훼류 작물과 시설재배하우스 모습 ⓒ 데일리안

다음은 도시농업연구팀장인 송정섭 박사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도시농업이란 말이 다소 생소한데 무엇입니까?

"텃밭이나 주말농장처럼 도심의 다양한 공간에서 고추, 상추 등의 채소를 심거나 화초를 키우고 즐기는 것을 도시농업이라고 합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4월 1일부터 도시농업팀을 신설하여 도시민들이 농사활동을 통해 먹고, 보고, 즐기는 생산적 여가활동으로 심신의 건강과 행복을 누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농업이 소득창출을 목적으로 판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도시농업은 도시인들이 농사짓기를 통해 생명의 존엄성과 농산물의 소중함과 농업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합니다."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면 소비자인 도시인들이 직접 생산자가 되어 기존 농촌농업에 영향을 끼칠까 염려가 되는데요?

"상당히 많은 분들이 그점을 염려합니다만 도시농업은 농산물을 생산하여 유통을 전제로 하지 않기에 판매를 목적으로 생산하지 않습니다. 가족구성원들이 자신들이 먹는 먹거리 일부를 생산하므로 가족단합과 이웃 간의 공동체의식을 회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오히려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과 화훼류 소비를 확대시켜 기존 농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 도시농업팀장인 송정섭 박사가 옥상농원에서 가지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데일리안

-올여름은 장마와 태풍으로 야채나 과일 값이 폭등 했습니다. 도시농업을 통해 얼마간의 자급자족을 할 수가 있겠는데요.

"옥상에 조그만 텃밭을 만들어 상추, 고추, 가지 등을 심어 가족구성원들이 정성껏 키워서 먹기도 하고 이웃 간에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아울러 옥상에 텃밭을 만들고 키우므로 냉난방비 절감은 물론 도심 옥상농원과 정원이 녹색생태계의 거점역할을 하면서 도시가 자연친화적으로 선순환 되어 도시 생활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진국의 도시농업 사례는 어떻습니까?

"세계적으로 보면 농업만으로 선진국이 될 수 없지만 농업이 발달하지 않는 선진국은 없습니다. 도시농업은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 전통적인 생산농업과 도시근교를 중심으로 발달했습니다.

일본은 시민농원이란 행태로 지방자치단체나 조합에서 도심공간에 일정한 규모의 땅을 임대하여 조합원을 모집하여 공동으로 또는 개별형태로 농사를 짓고있습니다. 현재 3000개 이상의 시민농원이 운영됩니다.

독일은 자자체에서 100만개 이상의 작은 정원인 '크라인가르텐'을 만들어 도시민들에게 임대하여 단일형과 체류형으로 머무르면서 채소밭이나 정원을 가꾸고 즐기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얼롯트먼트', 러시아는 '다차' 라는 도시농업을 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백악관 경내에서 미셀 오바마가 '키친가든'에서 채소나 허브를 기르는 등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 도시농업팀이 근무하는 옥상농원 모습. ⓒ 데일리안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 주변의 체재형 주말농장이나 개인주택의 텃밭과 옥상농원이 이루어지는 것 같던데요.

"주말 체재형 농장으로 서울에서는 30여개의 가까운 텃밭농원을 운영합니다. 경기도의 연천, 가평, 양평, 여주, 파주 등 농촌마을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장 한 군데당 평균 200~300개의 계좌로 회원제로 운영됩니다. 이밖에 개인들이 알아서 주말체험농장을 운영하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주말 체험농장은 점차 확대되어 갈 것으로 봅니다.

옥상농원도 4계절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는 자연학습장으로 조성하여 체험학습장으로 이용되는 추세입니다. 기업에서는 회사 건물옥상을 정원으로 꾸며서 직원들이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어요. 신세계백화점의 본점, 경기점, 센텀시티점의 옥상공원은 모범 사례라고 봅니다."

◇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옥상정원 모습, 식물원에 온것 처럼 어린이들이 식물을 관찰하면서 놀고 있었다 ⓒ 데일리안

-요즘 주부들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생활원예라고 해서 실내에서 꽃도 기르고 가족들이 먹을 채소를 키우는데 이것도 도시농업이라고 볼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식물이나 동물 및 곤충들을 대상으로 도시에서 기르거나 즐기거나 학습도구로 사용하면 도시농업에 해당됩니다. 특히 실내식물이 갖는 다양한 기능성. 예컨대 공기정화효과, 음이온방출, 온습도 조절과 스트레스 경감효과 등이 밝혀지면서 거실, 부엌, 공부방 등 공간의 용도에 맞는 생활원예를 키우는 도시주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례로 농촌진흥청은 꽃향기가 사람의 스트레스를 현저하게 줄여준다는 입증 결과를 발표했어요.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쥐를 빈 상자와 나리꽃상자, 허브식물상자에 각각 넣고 한 시간 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농도를 체크한 결과, 빈 상자의 쥐는 코티졸 농도가 전혀 떨어지지 안은 반면, 나리꽃상자나 허브식물상자에 있던 쥐들은 평상시 같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므로 복잡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꽃을 이용하기를 권합니다."

◇ 베란다정원 모습 ⓒ 데일리안

-도시농업으로 얻는 효과라면 어떤 것을 있을까요?

"도시농업의 가장 큰 효과는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됩니다. 도시민들이 녹색식물을 다루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게 되고 농사체험으로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가족이 화합과 일체감을 느끼게 합니다. 텃밭 회원은 공동체의식을 회복시키고 이웃 간의 정을 나누고 소통의 장이 됩니다.

도시에 옥상정원이나 농원이 생겨나면 도심의 자연생태계를 회복시키고, 열섬현상 방지와 대기정화에도 효과적입니다. 경제적으로도 냉.난방비를 절감시키고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도시혼잡비용 감소시키며, 옥상농원과 정원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산업분야로도 발전합니다."

-도시농업을 위해서 농진청에는 어떤 일을 집중육성 추진합니까?

"도시농업이 선진국형 산업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농진청은 국가차원에서 도시농업의 마스터플랜을 만들었고 '도시농업연구회'를 발족했습니다. 도시농업연구회에서 도시농업 실천 매뉴얼을 책자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습니다.

도시농업연구팀에서 도시농업 활용기술 개발과 개발기술의 현장보급 및 시민확산을 위한 실천운동의 3가지를 중점추진 과제로 삼아 도시농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시농업연구회 카페로 오시면 자세한 사항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데일리안 경기 = 박익희 기자]

도시농업연구회 카페 바로가기 : cafe.daum.net/KSUA-UrbanAgr.

◇ 옥상농원 모습...고추, 가지, 방울토마토, 배추, 고구마 등을 심어 놓았다 ⓒ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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