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여행] 일본 니가타로 떠나는 맛있는 온천 여행

이상은 2010. 9. 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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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이상은]

피겨 여왕 김연아의 소원 중 하나가'일본 식도락 여행'이라고 한다. 일본은 어느새 여행자들이 꿈꾸는 식도락 '성지'가 됐다. 식도락 여행의 기본은 맛있는 음식이지만, 깨끗한 자연과 특색 있는 숙박시설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다.일본 니가타현 남부에 위치한 우오누마는 그 세 가지가 다 있는 곳이다.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여관에서 식사와 온천욕을 즐기면 각박한 일상은 잊혀 진다. 우오누마와 그 근교로 '맛있는 온천여행'을 떠나봤다.

지자이칸라듐온천수로 만든 두유, 화롯불에 직접 구워주는 생선구이

지자이칸은 400년 된 라듐(알칼리토금속에 속하는 방사성원소) 온천이다. 온천이 있었던 것은 1200년 전부터이고 400년 전 그 자리에 온천을 세웠다. 호시 마사히코(51)사장이 대를 이어 온천을 지키고 있다. 문서상으로 남아있는 기록만 7대째다.

여관의 모든 음식엔 라듐 온천에서 나오는 물을 사용한다. 아침식사에선, 라듐온천수로 만든 진한 두유와 요거트를 맛볼 수 있다. 저녁식사는 푸짐하다. 저녁 식사를 하러 여관의 식당에 들어서면 오리고기 나베가 이미 끓고 있다. 오리고기와 버섯, 두부, 각종 채소를 넣은 나베를 나무 뚜껑으로 눌러 놨다.

나베를 계속 끓여가며 먹다 국물이 졸아들면 달걀을 깨 넣고 밥을 함께 죽을 쒀 준다. 지자이칸에선 사장이 직접 화롯불에 생선 굽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연어과의 한 종류인 곤들매기를 나무 꼬챙이에 꿰어 화롯불에 서서히 굽는다.

1시간 30분 동안 굽는데, 기름기가 쭉 빠진 맛은 매우 담백하다. 호시 사장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우오누마의 우오노강에서 갓 잡아 온 곤들매기라 싱싱하다"며 웃는다. 이곳에선 곤들매기 회도 맛볼 수 있다. 통째로 회를 떠 국화잎을 뿌려 내는데, 머리와 꼬리가 그대로 달려있어 조금 당황할 수도 있지만 맛은 싱싱하다. 라듐 온천수를 이용해 여관에서 직접 만든 낫토를 사갈 수도 있다. 3개에 1000엔.

방안엔 온천 시설부터 식사 안내까지 모두 한국어로 소개하고 있다. 숙박요금엔 저녁식사, 아침식사가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요금은 방 시설에 따라 1인당 7000~1만4000엔까지 다양하다. 025-795-2211. www.jizaikan.jp

고잔소직접 만드는 소바, 운치있는 통나무 여관

우오누마 긴잔다이라 계곡 근처의'고잔소'는 통나무로 만든 온천여관이다.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여 새벽이면 여관 주위로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를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실외 온천이 있다. 이 여관의 특징은 직접 만드는 소바가 있다는 것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큰 통유리관 속에서 요리사가 직접 소바를 반죽을 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기를 들이대도 친절하게 웃어준다.

'고잔소'의 음식 컨셉트는 소박하고 담백한 것이다. 모든 요리에 기름을 거의 쓰지 않았다. 저녁식사의 첫 번째 요리는 속을 새우와 치즈로 가득 채운 단호박찜이었다. 달콤한 단호박 안에 치즈가 부드럽게 녹아있었다. 이어 검은깨로 만든 고소한 두부가 나왔다. 지자이칸과 마찬가지로 구운 곤들매기가 나왔으며 직접 만든 소바도 맛볼 수 있었다. 다른 소바와는 달리 면이 넓적하며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다.

고잔소의 식당은 구경하는 재미도 상당하다. 곰, 너구리와 같은 육지 동물을 비롯해 생선 박제까지, 온통 박제로 장식되어 있다. 아침식사는 단촐한데, 여관에서 직접 만든 빵과 블루베리잼이 맛있다. 저녁, 아침 식사가 숙박요금에 포함되어 있으며 1인당 1만 엔부터다. 025-795-2226.www.kozanso.jp

우오누마는 쌀의 지방으로 유명한 니가타현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니 우오누마에선 식사 때마다 밥그릇을 싹싹 비우는 건 당연한 일.미토모 야수히코(48) 우오누마시 관광협회장은"우오누마 쌀맛이 좋은 이유는 날씨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오누마는 겨울엔 폭설지대입니다. 그 눈이 녹으면 맑은 물이 돼요. 반면 여름은 뜨겁죠. 맑은 물과 넉넉한 햇빛이 일본 최고의 고시히카리 쌀을 만듭니다."우오누마산 고시히카리는 10kg에 1만5000엔 정도로 일본 내에서도 비싼 편이지만, 맑은 색과 달콤한 끝맛은 여행 내내 식사를 즐겁게 했다.

좋은 쌀은 좋은 술을 만든다. 우오누마를 포함해 니가타 사케는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그 사케를 부담 없이 시음할 수 있는 곳들이 있다. '폰슈칸'과'에치고 유키구라칸'이 대표적이다. 먼저 폰슈칸(025-784-3758. www.ponshukan.com)을 찾았다.'술이 있는 곳'을 뜻하는 커다란 솔방울이 보인다. 들어서니 115개의 은색 사케 자판기가 번쩍인다. 모두 니가타 지역에서 만든 사케다.

500엔을 내면 이중 다섯 가지 사케를 골라 마실 수 있다. 시음용 동전을 받아 자판기에 넣고 술잔을 놓으니 사케가 조르륵 흘러내린다. 자판기마다 브랜드와 함께 특징이 표기 됐다. 많이 알려진'미도리가와'나 '핫카이산'은 물론, 작은 양조장에서 만든 희귀 사케도 맛 볼 수 있다. 자판기 옆 60종류 소금은 무료다. 안주 삼아 찍어먹는 것인데 손등에 올린 뒤 사케를 마시고 핥아먹으면 된다. 니가타현의 에치고유자와역과 바로 연결돼 있다.

유키구라칸(025-797-3220. www.yukikura.com)은'눈 저장고'라는 뜻. 사케를 눈 속에서 숙성시키는 것은 원래 우오누마의 부농인 메구로 가문의 오랜 비법이었다. 창고가 모자라 무심코 눈 속에 넣어뒀는데 맛이 훨씬 부드러워졌던 것이 이유. 눈 저장고에 들어가 봤더니 피부가 추위에 놀라 금세 닭살이 올랐다.

저장고 옆의 시음관에선 사케 소믈리에인 카자마 히세이(40)씨가 사케를 따라준다. 13가지 사케를 공짜로 시음할 수 있다. 대표제품인'사무라이'중에서도 스파클링이 포함된'스파클링 사무라이'의 맛이 상큼했다. 우오누마시 코이데역 근처에 있다.

우오누마 지방의 별미로 대나무 뿌리 판에 올려내는 '헤기소바'가 있다. '헤기'는 원래 대나무 뿌리로 만든 판을 말한다. 후노리(청각채, 해조류의 일종)를 넣어 반죽한 면을 한입씩 뭉쳐 헤기 위에 얹어 낸다. 토오카마치역 근처, 56년째 일본 왕실에 소바를 공급 중인'코지마야(025-757-3155. www.hegisoba.co.jp) '에 들렀다.

코지마야 히토시(54)사장은 끝까지 면이 퍼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후노리가 들어 쫄깃하다"고 설명했다. 소바를 다 먹고 나니 소바 삶을 때 쓴 뜨거운 물을 가져다줬다. 남은 소바간장에 섞어 마시니 숭늉처럼 구수했다. 소바 1인분에 850엔.

우오누바 곳곳에서 넓적한 대나무잎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사사잎이다. 이 사사잎으로 싼 사사당고 역시 이 지방 명물이다. 에치고유자와역 앞에 있는사사당고집'도노야'의 작업실을 찾았다. 57년 된 곳인데 하야시 노부유키(58) 사장이 직접 만들며 설명해줬다. 먼저 팥을 동글동글하게 뭉쳐 찹쌀 반죽 안에 넣습니다. 반죽엔 쑥 우린 물을 넣어 초록색을 내죠. 마지막으로 사사잎으로 감싼 뒤 짚풀로 동여매 솥에 찌면 됩니다."

완성된 사사당고에선 대나무향이 솔솔 풍겼다. 사사잎을 한 꺼풀 벗겨내니 달콤한 팥이 꽉 찬 따끈따끈한 당고가 나왔다.10개에 850엔.

★우오누마로 가는 법

서울에서 우오누마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도쿄로 간 뒤, 우오누마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우라사 역까지 가는 것이다. 서울에서 니가타까지 직항하는 비행기가 있긴 하지만 하루에 단 한번 뿐이며 오후 늦게 출발하기 때문에 여행할 시간을 손해보는 셈이다. 도쿄역에 도착해 신칸센 맥스 토키 열차를 타면 1시간 30분 후 우라사 역에 도착한다. 교통비는 편도에 3890엔이다.

그런데 한 도시만 방문할 것이 아니라면 JR(Japan Railway)패스를 구입하는 게 낫다. 신칸센(고속철도)을 포함한 특급, 급행열차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역을 지날 때마다 역무원에게 패스를 보여주면 된다. 특히 11월30일까진 특별 판매중인 '플렉시블 3일 패스(1만엔)'를 권한다. 개시일로부터 열흘 이내에, 아무 날이나 3일을 지정해 쓰면 된다.

도쿄에서 우라사까지 왕복비용(7780엔)만 따져봐도 경제적인 걸 알 수 있다. 한국의 여행사들이나 JR동일본 홈페이지(www.jreast.co.jp/e)를 통해 살 수 있다. 우라사역에서 우오누마까지는 재래식 열차나 지역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우오누마 글·사진=이상은 기자 [coolj8@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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