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디스카운트 기회..내년 초 집값 상승"<아기곰 인터뷰>

김민진 2010. 9. 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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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의 고수 '아기곰'에게 물었습니다..8.29 부동산대책 시장영향은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정부가 '부동산 거래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후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급매물이 줄어드는 등 시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 전ㆍ월세 등 임대계약을 제외하고 매매 부문에서 개점 휴업 상태였던 공인중개업소에도 조금씩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

은행권도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한시 폐지 결정에 발맞춰 자체 기준을 마련하고 대출 창구의 문을 열 채비를 하고 있다. 이번 부동산 거래활성화 대책과 관련해 건설사들은 '표정 관리' 중이다. 부동산 시장의 핵으로 불리는 강남3구 규제가 그대로 살아 있고 담보인정비율(LTV)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8.29 대책 효과의 반감을 주장하기도 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DTI 규제가 여전하고 분양가 상한제가 유지된다는 점에서도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당초 5~10% 수준에서 상향될 것으로 예상했던 DTI가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해제됐고 민영주택 공급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혔던 보금자리주택 공급시기도 늦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번 대책이 막혔던 거래에 숨통을 틔우고 부동산 시장 연착률 내지는 반등을 유도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 심리가 여전하고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공급됐던 아파트 입주대란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회원수 5만명의 인터넷 커뮤니티 '아기곰동호회' 운영자 '아기곰'은 본명보다는 인터넷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부동산칼럼니스트와 인기 강사로 활동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날카로운 예측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으로 이 분야에서는 열성팬도 많다.

아기곰은 8.29 부동산대책에 대해 70~80점 정도의 점수를 줬다. 학점으로 치자면 B, C 정도지만 MB 정부 임기 내에 나온 다섯 번의 부동산 규제 완화책에 대한 아기곰의 평가를 돌아볼 때 그다지 나쁘지 않은 점수를 준 셈이다. 시장은 모처럼만에 부동산 대세하락론이 주도하고 있다. 시장이 인정하는 부동산 전문가 '아기곰'은 정부가 내놓은 8.29 부동산 대책과 시장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점수를 나쁘지 않게 준 것 같다. 이유는. ▲DTI가 완화됐다면 큰 의미가 없었겠지만 한시적이지만 폐지되면서 DTI 때문에 집을 사지 못했던 계층의 매수가 가능해졌다. 자영업자나 실제 소득이 높지만 신고 소득이 낮은 사람, 전업주부, 자산은 많지만 은퇴해서 소득이 없는 사람들은 DTI 규제의 피해자였는데 이번 조치로 매수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게 됐다.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자에게만을 대상으로 한 점은 부정적 요인이다. 지금 같이 심리적 불안이 팽배한 시기에 무주택자들은 집값이 떨어질까봐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한다.

실수요자들은 DTI 규제보다는 겁나서 못사는 경우가 많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집도 사본 사람이면 디스카운트 됐다고 생각할 때 과감히 살 수 있다. 다주택자에게는 여전히 DTI 규제로 문을 닫고 있어 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올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다. -집값 급반등하고 거래도 좀 늘겠나. ▲거래가 확 늘지는 않겠지만 시장이 조금 안정을 찾아갈 것이고 실수요자가 가세하면 안정적으로 집값이 바닥을 치고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급반등하지는 않을 게다. 이번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2년 더 연장됐다.

이 정책은 매도세, 매수세 모두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양도세 중과 연장이 안됐다면 다주택자가 양도세 일반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연말까지 팔아야 했다. 집을 사서 다주택자가 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2년 더 유예되면서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서두를 이유가 없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집값 상승이나 하락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중과 유예로 급히 매물을 내놨던 예비 매도자가 물건을 거둬들일 가능성은 많아졌다. -반등한다면 시기는 언제쯤이 될까. ▲내년 초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까지는 공급이 많아 소화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공급된 물량을 소화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2007년 분양가상한제 피해서 공급을 많이 했고 올해 입주가 몰리면서 일부지역에 공급과잉이 생겼다. 내년되면 올해 소화안된 게 소화되면서 일부지역은 물량 부족 현상이 생길 것이다. -지역별로 편차는 없겠나. 콕 찍어달라.

▲용인이나 고양, 파주, 김포, 인천이 공급과잉인데 이들 지역은 내년에 바로 급반등하기 어렵다. 소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공급과잉 아닌 지역은 내년에 오를 여지가 있다.

서울의 경우 뉴타운때문에 공급이 늘었던 은평구, 성북구, 강북구를 제외하고 한강 이남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이 거의 없었다. 최근의 집값 하락은 시장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어서가 아니라 수급 불균형에 의해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다. -그 동안 실제로 집값 폭락했나. ▲최근 시장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고 하지만 급매물 위주로 형성된 탓이 크다. 분양 받은 새집에 입주하려는데 기존 집이 안팔려서 생긴 급매도 많았다. 거래량이 많을 때는 급매를 시장이 소화할 수 있었지만 요즘 같은때는 급매 소화가 어려워 시장 전체가 다운(Down)되는 것처럼 보였다. 급하게 팔아야 하는 이유가 일부 사라져서 급매는 눈에 띄게 줄 게다. -이번 대책으로도 해결이 안돼 추가 대책을 해야한다면. ▲추가대책을 하게 된다면 강남3구, 다주택자 DTI까지 모두 풀어야 한다. 지금 규제가 많이 풀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참여정부 이전을 생각하면 여전히 규제가 많다. 만약 DJ 정권 수준의 부동산 규제로 돌아간다면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많다. 강남3구가 여전히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데 법적으로 투기과열지구 해제 요건은 이미 갖췄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묶어둔 것인데 정부부터 법을 안지키는 셈이다. 대세하락기라면 규제를 더 안풀 이유가 없다. 집값이 큰 폭으로 반등할까봐 정부가 겁을 낸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은 이제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대세하락을 말하는 사람들의 주요 논리는 인구감소다. 2018년 이후 인구가 감소한다는 얘기는 2005년 통계청 인구조사를 근거로 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통계청 자료를 보면 당시 추계가 출산률, 사망률, 이민 등의 숫자를 너무 높게 잡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작년까지 지난 4년간 10만명 정도가 순유출(이민-역이민)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20만명 가량이 역이민했다. 올해 인구센서스 다시해서 내년에 발표될 때는 상당 부분 달리 해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출산률을 과도하게 적게 잡았고 사망률을 높게 잡았다. 하락론자들이 집값이 떨어지는 논리를 정확해 제시 못하다가 당위성으로 찾아낸 게 인구감소다. 2005년 통계자료인 과거치를 현재에 대입했기 때문에 오차가 크다. 한 가지 더 있다. 지방 중에서도 전북 인구가 작년까지 4년간 5.1% 줄었다. 그러나 KB부동산 데이터를 근거로 같은 기간 집값은 13.5% 올랐다. 지방 인구줄었지만 집값 빠진 곳은 대구 밖에 없다. 하락론자들이 미래에 대해 소설을 쓰는 것이지 검증된 게 없다. 집값은 인구가 아니라 가구수에 영향을 받는다. 집의 사용단위는 개인이 아니라 가구다. 인구가 아니라 가구수로 봐야한다. 하락론자들은 가구수가 늘지만 1, 2인 가구수가 늘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하는데 그들이 집을 안사도 전월세는 살아야 하기 때문에 집에 대한 수요는 발생한다. 인구증가가 정체된 선진국은 집값이 왜 올랐나. 집값은 경제가 성장해 좋은 집에 대한 수요가 늘고 유동자금(가용자금)이 늘어나면 오른다.

-지금 집 사야하나. ▲무리하게 대출 받는 것은 문제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라면 안 살 이유가 없다. 부동산 투자는 미래를 보는 게임이고 미사일을 쏘는 것과 같다. 미래, 즉 멀리서 날아가는 것을 미리 계산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지금 상당히 디스카운트됐다.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곳을 꼽으면. ▲강남과 강북 뉴타운지역, 새로운 교통수단이 들어서는 신도시 등을 꼽을 수 있다. 강남은 계속 우월적 지위를 유지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교통 좋아지는 신분당선 라인과 향후 개통될 GTX 지나는 신도시도 괜찮다. 인구밀도가 서울보다 적고 삶의 질 쾌적하면서 출퇴근 어려움 없다면 문제 없지 않겠나. 도로, 학교 등 인프라가 부족한 강북을 살리는 유일한 솔루션이 뉴타운 아니겠나.

◇'아기곰'은 누구?'아기곰'은 인터넷을 통해 배출된 부동산분야의 스타라고 말할 수 있다. 한 번쯤 부동산 투자를 생각해봤고 인터넷을 쓸 줄 안다면 '아기곰동호회(http://club.joinsland.com/club/?clubId=bear)'를 들어 봤을 게다. '아기곰동호회'는 2003년 12월 인터넷 커뮤니티 형태로 문을 연 이후 회원수 5만명, 누적 방문자 수 248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아기곰은 그 동호회 운영자다. 닉네임으로 활동할 뿐 인터넷이나 언론에 실명이나 사진을 잘 공개하지 않는다. 1961년생인 아기곰은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후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국내 전자 계열의 대기업에 다니다가 2001년 미국으로 취업이민을 떠났고 지금은 가족들이 거주하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결혼하면서 1000만원짜리 단칸방 전세로 시작해 30대 중반까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다. IMF 외환위기 당시 본인 소유의 집값 하락을 경험하면서 본격적으로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에서 전공한 건축 지식과 대기업 기획실에서 근무하면서 익힌 정보 분석법, 예리하고 폭넓은 경제 감각을 접목시켜 인터넷 공간에서 부동산 컬럼니스트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한 그의 글들은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프라인이나 인터넷 방송을 통한 강의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오는 7일 아시아경제신문이 마련한 '미래비전 2020 재테크설명회'에서 아기곰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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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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