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대책> DTI 일시 완화 부작용 없나

2010. 8. 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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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 한시적으로 확대되면서 주택구입용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서민과 중산층 등 실수요자가 주택을 구입할 경우로 한정되는데다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조치여서 부작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을 구입하려는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는 금융회사 자율적으로 DTI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DTI 자율적용 대상을 입주예정자가 보유한 주택을 매입하는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자로 한정했던 4.23대책보다 대상이 확대됐다. DTI 자율적용 대상주택의 범위도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넓어졌다.

이에 따라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소득 3천만원인 가구가 서울 비투기지역에서 5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대출 한도가 종전 1억7천만원에서 2조5천억원으로 8천만원(47%) 늘어나게 된다.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가계의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은행 등 금융회사의 건전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연구실장은 "DTI 규제 완화로 대출이 늘어날 수 있어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리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DTI의 철저한 적용과 은행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조치가 주택구매목적의 대출만을 대상으로 한 일시적인 조치여서 2006년 부동산 시장 활황기와 같이 급격한 대출 증가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권과 비은행권을 합친 주택담보대출은 6월 말 현재 341조6천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었지만, 가계대출 중 주택 구입용 대출의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중 신규 취급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관련 용도의 비중은 46.3%로 전분기보다 4.0%포인트 하락하면서 작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소비 및 기타 용도 대출의 비중은 53.7%로 1년만에 50%를 웃돌았다.

장 실장은 "DTI 규제 완화가 한시적인 조치여서 가계대출을 크게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수요자들도 미래 가격 등을 예상한 뒤 주택 구입에 나서기 때문에 이번 조치 때문에 일부러 급히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DTI는 자산이 있는 계층의 담보대출을 제한하는 조치이므로 이를 완화한다고 해서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락세를 보이는 주택 가격이 이번 조치 때문에 급반등할 가능성도 작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27주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이번 조치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침체보다는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현재 부동산 시장내 일방적으로 쏠려 있는 집값 급락 기대 심리를 완화할 수는 있지만, 집값 상승을 부추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에 분양을 받았거나 주택 구입을 진행 중인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추세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도 주택가격 안정 기대심리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이번 대책이 서민ㆍ중산층 등 실수요자를 지원대상으로 해 투기목적 수요를 차단하는 만큼 주택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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